미 정부가 정리신탁공사(RTC)형태의 부실채권 매입 기관 설립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에 미 증시가 18일 일제히 급등세로 마감했다.

정리신탁공사(RTC)는 1989년 8월에 S&L의 청산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미국에서 설립된 부실채권 정리신탁 회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일종의 배드뱅크(Bad Bank)이다.

국내 증시도 19일 이같은 소식에 화답하며 4%이상 가까운 급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베어마켓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신용 경색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금융주와 건설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국면에서 가장 마지막 선택이라는 일종의 Bad Bank설립이 만약 사실로 확인되고 진행된다면 현재 계속적인 이합집산이 나타나고 있는 미국의 금융주들은 경색 때문에 꼼짝 못하던 부실 자산처리의 물꼬를 확실하게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빠른 반등을 보일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RTC의 설립이 맞다고 본다면 지수는 다시 10% 가까운 반등을 단기간 보일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전일 나타났던 국내 채권시장의 강한 경색은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번 경색을 겪게 되면 금융기관의 보수적인 자금운용이 강화되고 시중에 유동성 공급이 나타나더라도 자금의 유통자체가 원활하지 못한 기간이 오래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증시의 여타 우량주들이 강한 반등을 보이더라도 자금부족에 대한 의심이 높은 기업들은 계속적으로 시장의 경계대상이 돼 급등락하는 모습들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박 연구원은 금융주와 건설주, 자금관련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기업들은 반등을 저점매수 기회로 활용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그러나 건설주와 금융주를 짓눌렀던 악재들이 노출되면서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직 생존 투자은행의 처리문제, 단기 금융시장의 경색완화의 진전 필요성, 국내적으로 PF부실 및 거래상대방 리스크 등장 등이 위험요인으로 남아 있다"면서도 "위기의 본류이자 국내 금융불안의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미국발 금융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과 함께 국내 증시는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팀장은 "우량 대형주 위주로 접근하되 금융주도 이제는 최의 상황(드러난 KIKO 손실, HSBC 외환은행 인수 불발, 드러난 미국 투자은행발 국내 부실, PF부실에 대한 경계심 확대 등)은 통과하고 있어 반등 대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사의 미분양 문제에 따른 우발채무 우려가 가시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CP시장의 경색은 커다란 유동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량 ABCP발행 무산 소식은 건설사 유동성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어 부정적 시그널로 인식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의 경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에 따른 사업 리스크 분산과 주택사업 부분에 대한 관리를 통해 미분양 문제에 대해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9월 이후 건설업지수는 코스피지수를 10.1%포인트 아웃퍼폼하고 있다"며 "미국발 금융 위기 등 여러가지 악재가 많지만 이는 모두 주가에 반영됐으며 시장은 이미 부정적 측면 이면에 있는 긍정적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한 지금이 대형 건설주를 매수해야 하는 적기라고 제시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