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A·한국사 등 관련자격증 소지자 우대

1929년 시작된 대공황에 비견되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등이 간판을 내리게 되는 등 금융시장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국내 금융업계도 금융 허리케인을 비켜갈 순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입사를 목표로 하는 구직자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취업문이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취업포털 커리어의 도움을 받아 올 하반기 금융권 취업전망을 살펴본다.

◆증권업종은 채용줄듯
올 하반기 금융업계 취업문은 예년에 비해 다소 좁아질 전망이다.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으로 인해 금융업계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채용을 대폭 늘려 신규 채용의 여지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최근의 금융위기를 부담으로 느껴 채용을 늘릴 수 없는 처지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6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 하반기 금융업종 채용이 7.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특히 증시 폭락과 함께 증권업 시장 채용에 먹구름이 끼었다. 주식시장 하락과 거래 침체로 인한 어려움이 채용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반기 인력 채용과 규모가 확정된 기업으로는 삼성증권,동부증권,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굿모닝신한증권 등이 있다. 이 중 250명 정도를 뽑는 삼성증권은 이미 지난 8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상태다.

한화증권은 오는 25일까지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모집부문은 지점영업,법인영업,자산운용,리서치 분야로 3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화그룹 채용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지난해 34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동부증권은 올 하반기 50여명을 채용한다. 해당 분야 전공자로 증권 및 금융 관련 자격증 소지자는 우대한다. 그룹공채와 함께 내달 10일까지 접수한다.

올 상반기 150여명의 신입 및 경력사원을 뽑은 대우증권은 하반기에도 80여명의 신입·경력사원을 추가로 채용할 방침이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100명과 120명을 채용했다. 입사지원서는 10월3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26일까지 신입 정규직원을 모집한다. 지난해 140명보다 크게 줄어든 1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4년제 대졸 이상자로 자격증 소지자 및 외국어 능통자는 서류전형 시 우대한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은 10∼11월 중에 각각 1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은행권은 상대적 여유
이미 채용계획을 발표,채용 프로세스를 진행 중인 은행권은 금융충격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채용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그나마 채용 규모가 유지되면서 취업시장의 숨통을 틔우고 있는 셈.

구체적으로 기업은행은 내달 5일까지 기업금융과 개인금융 부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학력,학점,연령,어학능력은 무관하며 관련 분야 자격증 소지자는 우대한다. 기업은행은 작년 하반기에 214명을 채용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3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10월2일까지 하반기 신입 공채를 진행한다. 학력,전공,연령에 제한이 없는 열린 채용을 통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2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금융 관련 자격증이나 한국사,국어,한자능력 관련 자격증 소지자는 우대한다.

농협도 10월2일까지 신입사원 900여명을 채용한다. 중앙회는 전국과 지역 단위로 나눠 채용하고 지역 농·축협은 각 지역 시·군 단위로 선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작년 하반기 230여명보다 늘어난 300여명을 10월 중순에 채용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50∼100여명을 10월 중순에 뽑을 계획이다. 김기태 커리어 대표는 "최근 금융사들이 학력이나 전공 등도 제한을 두지 않는 개방형 채용을 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