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 장관을 지낸 고병우 한국경영인협회장이 바람직한 공직사회상을 제시한 <혼이 있는 공무원>을 펴냈다. 1963년부터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농림부와 농업개발국장,청와대 경제비서관,재무부 재정차관보,건설부 장관 등 다양한 경력에서 얻은 교훈을 이 책에 녹여냈다.

박정희 대통령과 담판을 벌여 중국산 고추 수입을 저지한 얘기,'농어촌 개발공사'와 '농민 소득증대 사업' 등으로 새마을 운동의 단초를 마련한 과정,자본시장 개방과 증권업 현대화 등을 이끈 한국증권거래소 이사장 시절 등 우리 경제발전사의 이면도 곁들였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격변기의 한국 공무원들에게 '혼'의 메시지를 전한다. 공무원 조직이 가장 느리게 변하는 집단이라는 소리를 들어선 안 되며 공직자의 개혁 또한 '잘못 꽂힌 전봇대 하나를 빼내는 것'의 상징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그는 '가장 빠른 규제개혁은 담당 공무원이 스스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촉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공무원의 '혼'을 일깨워줄 수 있도록 사회가 격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인다.

고두현 기자/강해림 인턴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