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울 때가 기회다. "

미국 금융위기를 '대박투자'의 기회로 삼아 민첩하게 움직이는 투자자들이 있다.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대표적인 인물.버핏은 신용경색 여파로 우량 기업들의 주가마저 폭락하고 다른 투자자들이 몸을 사릴 때 적극적으로 기업사냥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18일 전력회사인 콘스털레이션 에너지그룹을 47억달러(주당 26.50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버핏의 여덟 번째 기업 인수다. 콘스털레이션 주가는 최근 파산 신청한 리먼브러더스와의 거래에 대한 우려로 이번 주 들어 58%나 급락한 상황이었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 3월에는 시카고의 부호 프리츠커 가문이 운영하던 마몬 홀딩스를 45억달러에 매수했고,4월에는 M&M 초콜릿으로 유명한 마스가 세계 최대 껌 업체인 리글리를 인수하는 데 65억달러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 7월에는 다우케미컬이 154억달러에 롬앤드하스를 사들이는 데 30억달러를 투자했다.

벅셔해서웨이 지분을 가진 카렛제인 자산운용의 프랭크 베츠 파트너는 "모든 기업이 한쪽으로 움직일 때 버핏은 다른 쪽에서 기업 인수 기회를 노린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 스스로도 지난 5월 주주총회 때 "우리는 항상 시장의 혼란을 이용한다"며 "이 기회에 추가 수익을 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버핏 회장은 부실화된 AIG의 자산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베츠 파트너는 "버핏은 AIG의 항공기 리스 같은 사업이 아니라 핵심 보험사업에 더 관심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드디어 금융주가 바닥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중국 증시와 관련해선 "중국에는 이익 창출이 탁월한 많은 기업들이 있다"며 "중국 주식의 저가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닥터 둠(Dr.Doom)'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는 "10월 중순 이후 뉴욕 증시의 강력한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이 밖에 미국계 사모펀드 매틀린패터슨 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마크 패터슨 대표는 "지금은 전례 없이 도전적인 상황"이라면서도 "만약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면 훗날 지금을 더없는 대박의 기회로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