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프로그램 순매수가 1조원 가까이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가 강하게 반등했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들은 주가 반등을 틈타 8097억원어치를 팔아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개인이 쏟아내는 매물을 프로그램 매수세가 받아내며 지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는 9736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일(1조1196억원) 이후 최대 규모이자 사상 6번째로 많은 것이다.

특히 선물을 파는 대신 현물 주식을 사들여 차익을 내는 매수차익 거래가 급증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 가운데 차익거래 규모가 6262억원에 달해 사흘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을 4296억원어치 사들이면서 베이시스(선ㆍ현물 가격차)가 확대돼 차익거래 매수세가 대거 몰렸다. 하지만 다음주엔 이 같은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대규모 차익거래 순매수로 매수차익 잔액이 7조8000억원 수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차익거래를 활용하는 국내 펀드자금 규모가 8조4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차익거래 순매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5위인 국민은행이 KB금융지주 상장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10월9일까지 매매가 정지되는 점도 차익거래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선물과 연계되지 않은 비차익거래에선 새로운 매수 세력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원은 "전날까지는 연기금이 비차익거래 순매수를 주도했지만 이날은 증권과 사모펀드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비차익거래의 매매 규모가 차익거래의 2배 정도이기 때문에 비차익거래에 신규 매수세가 들어온 것은 주가 상승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