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매시장의 속사정은 통계를 보면 고스란히 드러난다. 21일 경매정보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18일 현재 이달 수도권 주택의 낙찰가율은 85%였다. 서울은 수도권 평균보다도 낮다. 지난 5월만 하더라도 수도권 낙찰가율은 97%에 이르렀다. 올초부터 90% 이상을 유지해왔지만 지난달부터 80%대로 내려갔다.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79%로 나타났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이 70%대로 밀려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경매로 나오는 물량은 증가세다. 지난 5월 수도권에서 경매로 나온 주택은 2415건이었으나 8월에는 2671가구로 조사됐다. 올해 월별 물량 중 가장 많다. 6월(2136건)과 7월(2075건)을 비교하면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디지털태인 관계자는 "이달 18일까지는 948건이 나왔지만 추석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매물증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은 지난 달 798건이 경매에 나와 전월 대비 100가구 가까이 증가했다.

낙찰가율이 떨어지고 물량은 많아지는데 입찰경쟁률은 오히려 줄었다. 수도권은 5월에 9.37 대 1을 기록했지만 9월(18일 현재)에는 5.61 대 1에 그쳤다. 지난달에는 4.89 대 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서울은 지난달 4.76 대 1에서 더 떨어져 이달에는 4.21 대 1로 집계됐다. 지난 4월만 해도 서울지역 입찰경쟁률은 10.7 대 1까지 치솟기도 했다. 온기가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경매시장 역시 주택시장 침체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는 얘기다.

낙찰률도 내림세다. 수도권은 지난달 39% 낙찰되는데 그쳤고 이달에는 38%로 뒷걸음질쳤다. 1월부터 7월까지는 40%가 넘었다. 2월에는 48%로 집 두 채가 나오면 그 중 하나는 낙찰받았을 정도다. 서울의 이달 낙찰률은 34%였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