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았던 일본 관동군 731부대가 미국과 영국군 포로를 대상으로도 세균실험과 신체 해부, 장기 적출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는 증언이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청민 중국 하얼빈시 사회과학원장은 지난 18일 만주사변 77주년을 맞아 하얼빈시에서 열린 제4회 731부대 만행 국제학술토론회에서 731부대가 저지른 생체실험 내용에 대해 생존 부대원들이 생생하게 증언했다고 중국언론이 19일 보도했다.

진 원장은 731부대에서 근무했던 전직 부대원의 증언을 기초로 "731부대의 생체실험으로 중국인과 조선인, 몽골인, 소련인, 네덜란드 등 5000명이 살해됐다"면서 "포로로 잡힌 미구과 영국 포로를 대상으로도 생체실험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731부대가 미국과 영국 포로를 상대로 생체실험을 한 사실이 공개적인 학술회의를 통해 발표되기는 이번이 처움이다.

특히 731부대가 마취시술도 없이 산 채로 해부했다는 전직 부대원의 증언은 731부대의 생체실험이 고의적 살인행위에 가까웠다는 점을 입증하는 생생한 증거가 되고 있다.

731부대는 50세 전후의 중국인에게 페스트균을 주사한 뒤 몸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팔과 다리를 실험대에 묶고 재갈을 물린 채로 12∼13분에 걸쳐 해부를 강행해 신체에서 장기를 적출해 병리실험팀에 넘겼고, 쇼크로 급발작을 일으켰던 마루타의 신체는 해부대에 그대로 방치됐다고 이 부대원은 증언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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