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오는 25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갖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9일 "청와대로부터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오찬 영수회담에 대한 제안을 받았으며 정 대표가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단독으로 만나는 것은 지난 5월20일 민주당의 전신인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회동 이후 넉 달 만이다. 이 대통령의 회동 제안은 야당과 소통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동에서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국회 원구성이 석 달 가까이 지연되는 등 대결로 치달았던 여야 관계가 복원되고 경제난 등 당면 현안에 대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회동 의제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촉발된 경제난의 극복 방안과 정국현안이 광범위하게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큰 틀에서 여야 관계 복원 방안을 논의하고 민생법안 처리에 대한 협조 요청 등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대표는 현 정부의 인사 실책과 언론탄압 논란,구여권 인사에 대한 사정정국 조성 의혹 등 이명박 정부 6개월의 실정을 집중 거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국정파탄 3인방'으로 지목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경질 요구도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오찬회동 직후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다짐하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이 채택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정 대표가 9월 경제위기설에 대해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발 금융위기에 초당적 협력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가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후 회동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쇠고기 파동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시기를 조율해 오다 한 달 전쯤 최종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이날 청와대 회동에서 이 대통령에게 야당 지도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회담이 전격 성사됐다.

홍영식/강동균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