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을 지속해오던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농업 부문 파업 등의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는 19일 2003년 이후 줄곧 연 8~9%대를 기록해온 아르헨티나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들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 산하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INDEC)는 전날 발표한 자료를 통해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6.1%의 성장률을 기록한 이웃 브라질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지만 아르헨티나 경제가 최근 수년간 보여온 성장세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지난해 2분기 8.6%,올해 1분기에는 8.3%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경제성장률이 이처럼 둔화된 것은 지난 3월 이후 계속된 농업 부문의 파업에 따른 후유증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인플레 억제를 내세워 3월 중순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안을 발표하자 농업 부문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4개월 가까이 격렬한 파업과 시위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농축산물의 수출이 줄어드는가 하면 내수시장에 대한 공급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아르헨티나 경제와 사회 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여기에 세계경제의 침체와 국제 금융위기까지 발생하면서 내년에는 아르헨티나의 경제성장률이 4.5~5%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 기간 8~9%대의 성장률을 유지해 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