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트가 베트남에서 선박가구 사업에 나선다.

리바트(대표 경규한)의 선박가구사업부 '리바트 마린'은 현대미포조선이 1999년 베트남 비나신조선소와 합작으로 나짱 인근 빈퐁항에 설립해 운영 중인 현대비나신조선소가 건조하는 배에 내년부터 선박가구를 공급한다고 21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우선 호찌민에 있는 리바트 공장을 활용해 선박용 가구를 생산,공급하게 된다"며 "연간 수주물량은 20여척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에 따라 조만간 3~4명의 설치팀을 파견하고 현지 인력의 교육에 나설 방침이다. 이어 내년까지 조선소 인근에 약 20억원을 투자,공장을 별도로 세울 계획이다. 리바트 마린은 베트남 공장을 단순 생산기지 수준을 넘어 동남아,중동,유럽 등의 선주사와 조선사에도 가구와 선실 인테리어를 공급할 수 있는 핵심 글로벌 전진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 회사가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국내 조선소들이 수년 전부터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 해외에 진출,대형 선박들을 건조하고 있는 데 따른 시장 다변화를 위한 포석이다. 회사 측은 "선박가구의 해외 진출은 처음"이라며 "베트남의 가구공장에 선박가구를 추가함에 따라 동남아 시장 확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리바트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73년 영국으로부터 500원짜리 지폐의 거북선을 보여주며 첫 선박을 수주할 당시부터 선박가구를 공급해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부분의 조선사가 고객사이다.

경북 경주에서 선박가구 사업부 '리바트마린'을 운영 중인 리바트는 초대형 LNG운반선,유조선,컨테이너선 등 연간 200여척의 배에 가구를 제작,공급해오고 있다. 고광민 리바트마린 본부장은 "국내 조선업체들의 대규모 선박 수주에 힘입어 이들 조선사로부터 2~3년치 물량을 수주했다"며 "올해에는 250억원,내년에는 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바트는 올해 한진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건조 중인 7000t급 쇄빙연구선(아라온호)의 가구(4억7000만원)를 수주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프랑스 토탈사로부터 수주한 32만t급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설비(FPSO)에도 가구(약 5억원)를 공급했다. 이를 계기로 대우조선해양이 역시 토탈로부터 수주한 FPSO에서도 가구공급권을 따냈다.

고 본부장은 "선박가구는 조산산업 호황으로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지만 배 한 척 가격에 비하면 가구는 0.1%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며 "디자인 등 기술력을 높여 고부가가치선인 크루즈선 가구시장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