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부산)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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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인 강서구 부산과학단지의 ENK공장.7만6000㎡의 넓은 부지위 작업장 한 켠에 자리잡은 공장은 최근 개발에 성공한 액체수소의 저장과 수송에 필요한 용기를 대량 생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ENK는 선박과 천연가스 운반차량에 탑재되는 고압가스 용기와 소화설비 제조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과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작년 1억달러 수출탑을 받은 회사답게 첨단 제품을 생산하느라 쉴 틈이 없다. 이 회사 박윤소 회장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바다와 가까워 물류비가 적게 들고 외국인 투자지역도 위치해 있어 경쟁력이 높다"며 "세계 최고의 대체에너지산업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다.
부산과학단지 30여만㎡ 규모의 외국인투자지역에는 SKF,화천ENG를 비롯 12개의 외국 관련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이들은 총 4억880만달러(외자 1억4210만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립 중이거나 가동하고 있다. 기계와 부품소재 관련 기업이 5개다. 조선기자재 생산업체 4개와 자동차부품 생산업체 3개도 자리잡고 있다. 지난 1∼3월 동안 393명의 고용효과와 479억원의 생산액을 올리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현재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내 외자유치 실적은 총 44건에 48억달러에 달한다. 최근 외국인 투자지역에 외국 기업들의 진출이 줄을 잇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부지 확대를 추진하고 나섰다. 우선 65만여㎡ 규모의 미음 외국인공단을 2010년까지 완공키로 했다. 남양과 남문 지역의 54만여㎡도 외투지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외국인 단지와 함께 부산경제자유구역의 핵심동력인 부산신항도 최근 들어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배후 물류부지가 본격 가동되고 있는 데다 신항물량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배후물류부지인 부산국제물류(BIDC) 컨테이너화물장치장에는 사무용 가구를 조립하느라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가져온 의자용 팔걸이 등을 이 곳에서 조립해 일본에 수출한다. 캔은 폴란드에서,날없는 면도기 등은 중국에서 가져와 조립해 수출한다. 영국산 제모기(털깎는 기계)도 같은 방식으로 조립 가공한다.
BIDC 한광호 차장은 "㎡당 월임대료가 40원으로 공짜나 다름없어 외국 기업들이 선호한다"며 "외국 제품을 가져와 부산항에서 단순 보관하는 기능에서 벗어나 수입-조립-가동-라벨링-보관-판매 등을 처리하는 수출입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부산신항 배후부지에는 이 같은 물류기업 5개가 가동 중이다. 22일 개장한 BND를 비롯 올 연말까지 4곳이 추가로 개장할 예정이다. 부산항만공사 이형락 물류국제팀장은 "2010년이면 13개사가 더 문을 열면서 부가가치 높은 항만시대를 열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항의 물동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만해도 부산항 처리 물동량의 6%선에 불과했다. 올 들어선 10%대를 넘어섰다. 2015년 30선석의 신항부두와 신항물류배후부지가 완공되면 20피트 짜리 컨테이너 95만개를 처리하고 2200명의 고용효과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신항만지역과 명지,지사,두동,웅동 등 5개 지역 총 3389만7000㎡로 동남권 성장의 핵심지역이다. 이 지역의 강점은 부산과 경남,울산 지역에 산재한 800만명의 풍부한 인적자원과 조선,자동차,기계산업 등 제조업 기반을 갖춘 세계 최고의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유럽과 미주,중국을 오가는 최상의 경쟁력을 갖춘 물류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는 점도 고속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 부산발전연구원 주수현 지식경제본부장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본격 가동되면 생산유발효과는 4조1654억원,고용유발 인원은 4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지역경제의 동력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