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캅 <라이나생명 부사장 ed.kopp.cigna.com>

어렸을 적 필자는 이를 뽑은 날이면,아픔을 참으며 가까스로 뺀 이를 베개 아래 넣어두고 잠을 잤다. 밤새 이의 요정이 빠진 이를 가져간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어느 집 부모는 아이가 이를 더 잘 빼게 할 요량으로 이의 요정이 빠진 이 대신 놓고 갔다며 1달러를 베개 아래 넣어 두기도 했다. 한국에도 이와 유사하게 아이의 유치를 뺀 다음 그 치아를 버리지 않고 실에 묶어 지붕에 던지는 관습이 있다고 들었다. 그러면 까치가 헌 치아를 가져가는 대신 아이에게 새 치아를 선물한다는 것이다. 유치를 뺄 때 나라마다 특별한 관습이 있는 이유도 발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한 어른들의 배려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해 말 오랜만에 다시 느끼는 치통으로 무척이나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치통으로 인한 아픔도 컸지만,내게 가장 소중한 일 중 하나인 가족이나 친구와의 행복한 식사시간을 즐길 수 없어 불행했다. 최근에 우리 회사에서 치과 치료와 관련해 8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를 볼 기회가 있었다. 그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68.2%가 치과 치료에 대한 우려사항으로 '비용'을 꼽았다. 치료 중 또는 치료 후의 통증이라고 답한 경우가 11.6%,치료 후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답한 경우가 8.0%로 각각 뒤를 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이를 뽑느라 괴롭고,어른이 되어서는 높은 치료비용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감을 느껴야 하니 대부분의 사람에게 치아와 관련된 기억은 결코 즐겁지 않을 것이란 필자의 짐작이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한국인들은 예로부터 치아가 오복의 하나라고 여기며,어릴 때부터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여러 신체부위 중 굳이 치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건강한 삶을 위해 치아가 중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중요성만큼 평생을 두고 잘 관리해야 하지만 통증이 심하기 전까지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당장 내 주변에서도 치아 문제로 인해 신체적,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작년엔 아내가 고충을 겪었다. "이쯤이야"하고 참은 게 화근이 돼서 꽤 긴 시간 동안 치과 치료를 받았다.

독자 여러분도 지금 당장 치아 건강을 꼼꼼히 챙겨보실 걸 제안드리고 싶다. 건강한 치아없이 노년까지 '웰빙'생활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