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7000억달러의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키로 함에 따라 은행 보험 등 금융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미국 금융주 급등에다 건설사 관련 부실에 대한 우려감이 지나치게 주가에 반영된 데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은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600원(4.65%) 오른 5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데 따라 메릴린치 JP모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매수주문 창구 1~4위를 차지했다.

우리금융도 5.13% 올랐으며 신한지주 하나금융 대구은행 기업은행 등도 2%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HSBC의 인수 포기에 따라 후폭풍을 맞고 있는 외환은행과 부산·제주은행 등은 소폭 내렸다.

이로써 은행업종지수는 275.29에 마감,지난 주말보다 5.09포인트(1.88%) 올랐다.

LIG손해보험 동부화재 등이 6% 이상 급등하면서 보험업종지수도 335.33포인트(2.01%) 오른 1만7053.82를 기록했다.

금융주의 이 같은 동반 강세에 대해 조병문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주말 미 금융주 급등에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대규모 공적자금을 지원키로 하면서 금융위기 진정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미국 정부의 부실채권 처리 방안이 추진되면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이제 해결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돼 국내 은행주의 대외 위험 요인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주는 주가도 싼 편이라는 분석이다. 구용욱 연구위원은 "은행업종 PBR(주가순자산비율)는 0.9배에 불과할 정도로 주가가 지나치게 낮다"고 분석했다.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으나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장 문제가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병문 센터장은 "건설사 부도율이나 상호저축은행 부실 추이를 볼 때 아직은 예년 수준에 머물고 있어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주가 본격적인 상승 추세를 이어가긴 이르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조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지금은 관망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헌표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여신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경쟁 격화에 따라 조달비용이 늘어나고 있어 본격적인 상승은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융회사에 대한 자기자본 규제 등이 강화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금융회사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서정환/김용준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