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AEA에 核봉인시설 제거 요청…유리한 협상 노린 '예고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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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붙어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봉인 및 감시카메라 제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핵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모하메아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된 IAEA 이사회에서 "북한이 재처리시설에서 핵물질과 관련되지 않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봉인 제거와 감시 장비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북한이 이미 봉인을 제거했다고 전했다.
◆북한 강경카드 왜
북한은 지난달 2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 불능화 중단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핵 장비 이동,핵 시설 조립 개시,봉인 제거 등 핵 시설 재가동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외견상 북핵 6자회담 합의 내용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다.
식량난과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등 안팎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북한이 이런 강경카드를 꺼낸 것은 최대한 유리한 상태에서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돌출행동이라기보다는 예고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자신들이 지난달 불능화 중단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미국이 검증과 관련된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에 실망했다"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부시 행정부를 추가적으로 압박해 유리한 상황에서 협상장으로 끌어내려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3년 북핵 위기 재연될까
북한은 2002년 12월에도 핵 시설 재가동을 전격 결정한 뒤 핵 시설에 붙어 있던 IAEA의 봉인을 제거하고 감시카메라를 떼어냈다. 이어 정기적인 IAEA의 사찰단을 추방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03년 1월에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북핵 문제를 벼랑끝으로 몰았다. 이후 6자회담을 통해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되고 지난해 10ㆍ4 합의로 북핵 문제 해결 프로세스가 마련됐지만 이번에도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사례로 볼 때 향후 북한이 IAEA 감시 요원을 추방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03년 NPT 탈퇴와 같은 벼랑끝 대치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이 6자회담 경제 에너지 실무그룹 회의를 먼저 제안한 것이나,6자회담 틀을 깨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핵 위기 때마다 터져나왔던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강한 비난 담화 등이 없다는 점도 과거와 다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003년 핵 위기 당시는 제네바 합의에 대한 불신을 미국이 제기하는 등 극한 대결로 치닫던 때로 지금과는 분위기가 달랐다"며 "북핵 위기가 재연되기보다는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을 설득해 6자회담의 틀로 복귀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모하메아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된 IAEA 이사회에서 "북한이 재처리시설에서 핵물질과 관련되지 않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봉인 제거와 감시 장비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북한이 이미 봉인을 제거했다고 전했다.
◆북한 강경카드 왜
북한은 지난달 2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핵 불능화 중단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핵 장비 이동,핵 시설 조립 개시,봉인 제거 등 핵 시설 재가동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외견상 북핵 6자회담 합의 내용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다.
식량난과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등 안팎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북한이 이런 강경카드를 꺼낸 것은 최대한 유리한 상태에서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돌출행동이라기보다는 예고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자신들이 지난달 불능화 중단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미국이 검증과 관련된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에 실망했다"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부시 행정부를 추가적으로 압박해 유리한 상황에서 협상장으로 끌어내려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3년 북핵 위기 재연될까
북한은 2002년 12월에도 핵 시설 재가동을 전격 결정한 뒤 핵 시설에 붙어 있던 IAEA의 봉인을 제거하고 감시카메라를 떼어냈다. 이어 정기적인 IAEA의 사찰단을 추방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03년 1월에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북핵 문제를 벼랑끝으로 몰았다. 이후 6자회담을 통해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되고 지난해 10ㆍ4 합의로 북핵 문제 해결 프로세스가 마련됐지만 이번에도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사례로 볼 때 향후 북한이 IAEA 감시 요원을 추방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03년 NPT 탈퇴와 같은 벼랑끝 대치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이 6자회담 경제 에너지 실무그룹 회의를 먼저 제안한 것이나,6자회담 틀을 깨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핵 위기 때마다 터져나왔던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강한 비난 담화 등이 없다는 점도 과거와 다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003년 핵 위기 당시는 제네바 합의에 대한 불신을 미국이 제기하는 등 극한 대결로 치닫던 때로 지금과는 분위기가 달랐다"며 "북핵 위기가 재연되기보다는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을 설득해 6자회담의 틀로 복귀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