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원자재값 상승… 2009년엔 20~30% 오를듯
25일부터 한경 골프박람회…최저가 구입 찬스


구력 7년째인 직장인 문씨(45)는 입문할 때 구입한 골프클럽을 교체할까 생각 중이다. 그런데 '지금 살 것인가,아니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시즌이 끝나면 살 것인가'로 고민에 빠졌다. 주변에서는 "매년 골프클럽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인데 내년에 나오는 신제품을 사라"는 주장과 "골프클럽 제조기술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에 기존 제품 중에 골라서 지금 사도 괜찮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골프용품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년에는 매년 이어져온 신제품 가격 인하 흐름이 끊기고 오히려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환율 상승에 원자재가격 급등,인건비 상승 등의 요인이 겹쳐 내년 초 골프용품 가격은 지금보다 20~30%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골프클럽 교체나 신규 구입을 생각하고 있는 골퍼라면 지금이 적기로 보인다. 더욱이 클리블랜드 핑 등 주요 골프용품 업체들은 생산비 인상 요인을 흡수하기 위해 기존 모델을 일찍 단종시키고 2009년형 신제품을 앞당겨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클리블랜드의 '09 론처',핑의 '랩처 V2 시리즈' 등이 그 예다. 신제품들은 여러 가지 요인이 반영돼 출고가가 기존 제품보다 20% 정도 높은 가격에 나오고 있다. A드라이버의 경우 기존 제품 출고가는 34만원이나,내년 신제품은 39만6000원 선이다.

클리블랜드골프코리아 신두철 사장은 "환율 원자재 인건비 등 노출된 요인 외에도 미국 경기가 예상외로 나쁜 점이 2009년형 제품의 조기 출하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신제품들은 올해 제품보다 높은 가격에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한다. 이와 관련,캘러웨이의 퍼터 브랜드인 오딧세이는 중국에서 조립하는 제품의 일본 시장 출시가를 지난 7월 15% 정도 올렸다. 중국의 인건비와 샤프트.헤드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 헤드의 주요 소재인 티타늄은 선금을 주어야 살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내년 출시 신제품들의 가격 인상이 기정사실화하자 이를 수입하는 국내 업체들은 기존 제품 재고 정리에 들어갔다. 공식 할인 행사를 하지는 않지만,현금 확보를 위해 알게 모르게 싸게 파는 업체가 많다. 할인폭은 30% 수준으로 결코 작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나온 기존 모델은 2009년형 제품에 비해 성능이나 품질이 별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지금은 성능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골프클럽뿐 아니라 골프백 장갑 등도 마찬가지다.

기가골프 정종길 대표는 "클럽을 구입하거나 교체하려는 골퍼들은 25일부터 나흘 동안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한경골프박람회에 가면 캘러웨이 카스코 기가 등 유명 골프클럽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면서 싼 값에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