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로부터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파기당한 론스타가 올해 외환은행에 배당금을 요구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배당을 결정할 때는 배당가능이익뿐만 아니라 건전성과 자본적정성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23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이 배당을 한 뒤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져서는 곤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은 지난 상반기 513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BIS자기자본비율(바젤Ⅱ 기준)은 10.04%에 불과하다. 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10%를 밑돌 경우 금감원의 경영지도를 받을 수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상반기보다 하반기 들어 금융환경이 더 악화된 것을 감안하면 외환은행도 수익성이나 여러 지표가 개선되기 힘들다"며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배당을 요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는 지난해 초와 올해 초 두 차례의 배당을 통해 이미 6470억원을 회수했다. 또 지난해 6월 13.6%의 블록세일(분할매각)을 통해 1조1927억원을 회수,이제까지 회수한 금액은 1조8397억원으로 외환은행 투자원금 2조1548억원의 85%를 챙겼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매각 방식으론 지난해 HSBC처럼 인수 후보자들과 개별 접촉해 계약을 맺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론스타가 지금까지 85%에 이르는 돈을 회수했기 때문에 좀 더 시간여유를 갖고 매각가격을 높이는 전략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