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종합부동산세 내려고 마이너스 통장을 썼어요. 소득이 없는데 집을 팔아서 내라는 건가요. 종부세 완화는 정말 잘한거라고 봐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 진모씨(55.주부)

"정부가 부자나 투기꾼들만을 위한 감세정책을 계속 내놓고 있어요. 1가구1주택자는 몰라도 1가구다주택자에게까지 종부세를 완화해줄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강북구 미아4동 주민 박상필씨(40.사진작가))

정부가 내놓은 종부세 완화 방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어떻게 다를까.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공인중개사무소에서 이용호 공인중개사(한경베스트공인중개사)와 인근 은마아파트 주민들,그리고 강북 주민이 23일 모여 '즉석토론'을 벌였다. 토론 결과 이번 완화방안에 대한 선호도는 종부세 납세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이번에 종부세 완화 혜택을 입게 된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정부 발표를 크게 반겼다. 공시가격 9억원짜리 아파트를 가진 주민 진씨는 "남편이 명예퇴직해 소득이 전혀 없는데 지난해에 종부세가 300만원이 넘게 나왔다"며 "내 집인데도 거의 월세를 내는 수준이었는데 이제 한시름 놓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씨(50.주부)는 "종부세가 두려워 이사를 가려고 했지만 양도세를 내고 남은 돈으로는 인근에 옮길 만한 집을 구하기 힘들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반면 강북구 미아4동에 공시가격 4억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해 종부세 부과대상이 아닌 박상필씨의 생각은 달랐다.

박씨는 "1가구 다주택자들에게까지 종부세를 완화하면 투기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일부 부도덕한 소수를 위해 다수가 혜택을 누리는 세원을 앗아가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주택 한 채를 소유한 실소유자들에게까지 과도한 종부세를 걷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마아파트 주민 진씨는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종부세를 따로 걷는 방안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정부 세수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종부세 완화로 인한 세원 감소를 걱정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용호 공인중개사는 종부세 완화가 강남권 아파트 거래를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를 주택가격 저점으로 보고 올 연말부터 매수에 나서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연말부터 종부세 완화에 따른 주택 거래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