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유화학은 국내 유화업체 중에서 재무 안정성이 가장 뛰어난 업체로 꼽힌다. 대부분의 유화업체가 보유 현금보다 부채가 많지만 이 회사는 오랫동안 무차입 경영을 하면서 순현금 보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2008년 말 기준으로 순현금 보유 금액이 479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9월 17만4000원을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 23일 7만2700원으로 고점 대비 58.2%나 떨어졌다. 주력 제품인 에틸렌글리콜(EG)과 벤젠·톨루엔·자일렌(BTX) 등의 시황이 좋지 않았던 탓이다.

특히 EG의 경우 수요 부진에다 중동과 중국에서의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로 원료인 나프타 가격보다 낮은 수준까지 하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4.2% 줄어드는 등 부진한 실적을 냈다.

그러나 최근 주가 하락폭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 회사는 내년 1월 롯데대산유화와의 합병이 예정돼 있다. 합병 후 외형 증가 및 수익 확대,감가상각비 축소 등의 효과로 인해 장부상 실적은 오히려 더 좋아질 전망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유화 경기의 악화로 영업이익 규모는 2008년 2471억원,2009년 2323억원으로 악화되겠지만 순이익은 2008년 4140억원,2009년 5182억원으로 개선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이후 석유화학 경기가 상승 국면에 들어가면 수익성이 크게 좋아져 큰 폭의 이익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주가가 절대적 저평가 영역에 들어간 만큼 투자 매력도 높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보수적으로 적용하더라도 2008년 추정실적 기준으로 이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0.6배,주가수익비율(PER)을 5.9배로 추정했다. 또 롯데건설 등 투자자산 가치를 낮게 책정하더라도 주당 순자산 가치는 12만400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건설의 상장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6월 증권선물거래소의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며 이르면 올해 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종금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롯데건설의 시가총액을 2조8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호남석유화학의 보유 지분 32.8%는 약 9300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