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지는 올 예상 PBR(주가순자산비율)가 0.6배에 불과할 정도로 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낮다. 이 회사가 청산 후 보유한 자산을 팔아 주주들에게 돈을 나눠 준다해도 현 주가보다 더 받게 된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이러한 자산가치에다 기업 실적마저 개선되면서 주가는 시장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기업 주가들이 최근 1년래 최저 수준까지 급락한 마당에 한국제지는 지난 3월14일 저점인 2만9050원보다 20%가량 올라 온 상황이다. 최근 3개월간 주가 흐름은 코스피지수 대비 10% 이상 초과수익을 내고 있다.

윤효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원재료인 펄프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4분기 성수기 진입으로 영업 환경이 호전되고 있어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14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0%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35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지난 7~8월 2개월간 매출은 967억원에 달했고 영업이익도 20억원을 달성했다.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데다 내수와 수출 판매단가가 각각 28.4%,20.9% 증가한 덕분이다. 작년 4분기부터 제품 수급 상황이 호전되면서 국내 판매단가가 꾸준히 올랐으며 수출에선 원·달러 환율 상승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주 8월 실적이 공개되면서 우리투자증권은 영업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상태다.

전세계적인 경기 둔화 속에서도 한국제지의 4분기나 내년 실적 전망도 여전히 좋은 편이다. 황정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수기 가격 인상과 펄프가격 하락에 따라 4분기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미 및 인도네시아 지역 공급 증가로 인해 펄프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빡빡한 내수 수급에 따라 가격은 강보합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이 실적호전의 배경이다. 다만 8000만달러 수준의 외화차입금을 보유하고 있어 영업외 수지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외환 관련 평가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지적된다.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목표주가로 6만원,4만6600원을 제시했으며 HMC증권은 보다 낮은 4만6000원으로 산정하고 있다. 현 주가 대비 30%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