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골프 GTI'‥가속페달 살짝 밟아도 튕겨져 나가는 느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폭스바겐 골프 GTI는 운전자를 흥분시키는 차였다. 시동을 걸 때부터 독특한 배기음이 질주 본능을 자극했다. 운전대를 잡으니 계기판의 '300'이란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시속 300㎞까지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사고 방지를 위해 속도 제한이 210㎞로 걸려 있었다.
골프는 세계 최초의 해치백으로 데뷔한 이후 30여년간 5세대까지 진화하면서 꾸준하게 인기를 모아왔다. 이 중 GTI는 가볍고 견고한 차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주행성능 덕분에 유명세를 탄 모델이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아봤다. 앞으로 튕겨져 나가는 게 예사롭지 않았다. 일반 스포츠카가 다소 무거운 차체를 안고 바닥에 붙어 달리는 모습이라면,골프 GTI는 땅 위에 조금 뜬 상태로 달리는 기분이었다.
차체가 가볍다는 느낌 때문에,초보 운전자가 속도를 너무 내면 위험할 수 있을 듯 싶었다.
골프 GTI는 최고출력 200마력의 힘을 발휘했다. 1800~5000rpm의 넓은 영역에서 최대토크 28.56kg·m의 괴력을 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6.9초.배기량이 2000cc에 불과하지만 고압 직분사 터보엔진을 장착한 덕분이다. 변속기를 S(스포츠)모드로 놓았을 때 부드러운 가속력은 최고조에 달했다.
골프 GTI에는 6단 DSG(다이렉트 시프트 기어박스) 변속기가 장착됐다.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의 장점을 결합시켜 변속충격 없이 기어 변속을 100분의 4초 만에 끝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운전대에는 패들 시프트가 달려 있어 운전을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골프 GTI의 가장 큰 매력은 고속주행을 하면서 코너를 돌 때 발산됐다. 지면을 꽉 잡고 도는 것이 원심력의 영향을 그다지 받지 않는 느낌을 줬다. 승차감은 일반 유럽차처럼 단단한 편에 속했다.
공인연비가 ℓ당 12㎞로,골프 TDI(디젤엔진)의 15.7㎞에 못 미치는 것이 단점이다. 내부 인테리어에 신경쓰는 사람이라면 투박한 실내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다. 가격은 2도어 모델이 4110만원,4도어 모델이 4220만원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