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GM대우 대형 세단 ‘베리타스’‥매끄러운 출발…파워풀한 가속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넉넉한 실내만큼 승차감도 좋아
GM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가 대형 세단 '베리타스'를 내놨다. 지난해 3월 판매를 중단한 스테이츠맨 이후 1년 7개월 만에 대형차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베리타스는 GM 계열의 호주 자동차 업체인 홀덴에서 생산하지만 한국 소비자를 고려해 고급 편의사양을 대거 채택했다. GM대우 엔지니어가 이를 위해 2년여 동안 현지에 머물며 개발에 동참했다.
외부 디자인은 고급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미를 갖췄다. 역동적 이미지도 느껴진다. 리무진 모델을 뺀 국내 대형차 가운데 가장 긴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거리,3009㎜)는 '꽤 크다'는 첫 인상을 줬다. 앞 뒤 좌석 모두 승차 공간이 넉넉할 정도로 실내도 넓었다.
시동을 걸고 차를 움직여 봤다. 대형 차체지만 엔진 크기가 3.6ℓ에 불과해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출발이 매끄러웠고 초기 가속도 순조로웠다. 저속에서 최대 토크(엔진이 순간적으로 내는 힘)가 나오도록 한 데 따른 것으로 여겨졌다. 최고출력은 252마력으로 대형 세단치고는 세지 않았지만 가속할 때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급가속 때 엔진 소음이 다소 들렸다. 하지만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면 거슬리지 않을 듯 했다. 고속에서의 핸들링과 브레이크 작동도 좋았다.
후륜 구동 방식으로 승차감 역시 괜찮았다. 앞·뒤 바퀴에 고성능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주행 때 길바닥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분산시켜 핸들링의 안정성과 승차감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것이 GM대우 설명이다.
이전의 스테이츠맨과 달리 고급 편의·안전 장치를 보강한 점이 두드러져 보였다. 보스사의 최고급 오디오시스템은 10개의 스피커를 통해 생생한 사운드를 전달해줬다. 뒷좌석에 별도의 DVD플레이어와 모니터를 장착,탑승객의 편의를 높였다. 차체의 81% 이상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탄탄함을 확보했다. 차량이 받는 충격에 따라 2단계로 작동하는 전면 듀얼 에어백,최첨단 주행 안전 장치인 ESC 등도 장착됐다. 자동차 충돌 직후 벨트를 느슨하게 해주는 로드리미터를 적용해 안전벨트에 의해 발생하는 2차 상해를 방지할 수 있게 했다.
트렁크 공간은 535ℓ로 골프가방 4개를 충분히 실을 정도였다. GM대우 관계자는"타이밍 체인과 10만㎞ 이상 사용할 수 있는 플래티넘 스파크 플러그를 통해 정비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며 "엔진 내구성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베리타스는 전체적으로 오너운전용 및 쇼퍼드리븐(chauffeur-driven·운전기사 운전)용 고급차 시장 모두를 염두에 둔 듯 보였다. 다만 운전기사 없이 오너용으로 주로 활용할 때엔 불편한 점도 있을 듯 싶었다. 창문 개폐 버튼을 비롯 거의 모든 조작버튼을 운전석 오른편 변속기어 옆에 배치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졌다. 평균속도나 주행시간,주행가능거리,순간연비 등을 숫자로 알려주는 트립컴퓨터 정보창이 계기판 가운데 있다고는 하지만 속도계 클러스터가 너무 작다는 느낌도 들었다.
최근 준중형차에도 탑재되고 있는 버튼시동시스템을 채택하지 않았고 웬만한 대형 세단엔 6단,7단 변속기 장착이 보편화되는 상황에서 5단 변속기를 장착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