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모비스 등 700억 이상씩 순매수

외국인이 이달 들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장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해외 자동차 업체에 비해 소형차 경쟁력이 뛰어나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2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상위 1∼3위를 현대차그룹주가 휩쓸었다. 외국인은 현대모비스를 가장 많이 사들여 순매수 규모가 776억원에 달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761억원과 745억원 순매수했다.

이날도 골드만삭스 UBS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이들 종목에 대한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도 탄력을 받아 3개 종목 모두 나흘 연속 상승했다. 기아차의 경우 이날 4.0% 뛴 1만4300원에 장을 마쳐 나흘간 13.94% 상승했다.

윤태식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주가가 바닥을 다졌다는 판단으로 중장기 외국인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관측되고 외국인의 공매도 타깃이었던 기아차에 대해선 쇼트커버링(빌려 판 주식을 갚기 위해 되사는 것)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안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자동차 업체들이 대형차에 집중하는 동안 소형차 경쟁력을 키워온 현대차와 기아차가 전세계적인 자동차 수요 둔화로 인한 피해를 가장 적게 받을 것이란 점이 부각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는 노사문제만 해결되면 다음 달부터는 판매량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긍정적이란 지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완성차 업체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춰 외국인 매수세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성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중고차 부품을 취급하는 애프터서비스(AS)사업부가 매출의 33%,영업이익의 67%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신차 판매가 다소 줄어들더라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늘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