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정보기술(IT) 서비스 회사인 LG CNS를 2006년 1월부터 이끌고 있는 신재철 사장은 그룹 계열사 물량 등 국내 사업에만 몰두하던 회사 체질을 '글로벌'로 바꾼 일등 공신이다. 한국IBM 대표를 맡으며 쌓았던 글로벌 인맥을 바탕으로 최근엔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진출을 위한 인수ㆍ합병(M&A)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사례2.게임 유통ㆍ개발 업체인 CJ인터넷의 정영종 사장은 글로벌 인터넷 검색 업체인 야후의 한국 법인에서 쌓은 경력을 무기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대만을 비롯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한국 온라인 게임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그는 늘 '출장 중'이다.

한국IBM과 야후코리아가 국내 IT 산업의 인재 산실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장비,시스템,인터넷 분야에선 막강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IBM은 1967년 4월 외국 IT 기업으로는 처음 한국에 진출,41년의 세월 동안 손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을 배출해 왔다. 1997년 9월 한국에 상륙,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 인터넷 시장을 산업으로 일군 야후코리아는 인터넷ㆍ게임 등에서 사단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IBM에서 '전직 IBM 가족(ex-IBMer)'으로 분류하는 이들은 주로 IT 서비스 업체에 포진해 있다. 글로벌 IBM이 제조업체에서 각종 IT 장비를 구축해 주는 서비스 업체로 변신한 덕분이다. 신재철 LG CNS 사장을 비롯 변보경 코오롱아이넷 사장,김익교 오토에버 사장,정태수 LG엔시스 사장 등이 대표적인 CEO들이다.

다국적 기업에도 한국IBM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많다. 손영진 시스코 코리아 사장,이수현 한국쓰리콤 전 사장,조석일 데이타 크래프트 코리아 사장,손형만 한국맥아피 사장 등이 한국IBM을 거쳤다. 한국IBM은 1972년 국내 과학자를 대상으로 IBM 연구소 연수 사업을 시작하면서 KAIST 등 학계와도 깊은 연을 맺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한때 IBM 본사 연구소에 몸담았던 적이 있다. 이 밖에 게임 개발사인 액토즈소프트의 김강 사장,이진환 다우데이타시스템 사장,송규헌 오픈베이스 사장 등 벤처업계에도 한국IBM 출신들이 즐비하다.

한국 진출 10년째를 맞은 야후코리아는 인터넷ㆍ게임 등에서 꽤 많은 인재들을 배출했다. 2000년부터 3년여간 야후코리아에서 미디어팀장을 맡았던 최휘영 NHN 사장이 대표적이다.

정영종 사장은 1999~2002년 방송 엔터테인먼트 부문장으로 일했다. 같은 회사에서 해외 수출을 총괄하고 있는 이승원 이사도 야후코리아의 마케팅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최형우 다음커뮤니케이션 세일즈본부장을 비롯 구글코리아에도 야후코리아 출신들이 상당하다.

이 밖에 SK텔레콤에서 무선 인터넷 쪽을 담당하고 있는 남기영 상무,삼성전자의 엔터테인먼트통(通)인 이경한 상무를 포함해 이승일 한국피자헛 사장,두산에서 출판ㆍ미디어를 맡고 있는 성낙양 부사장 등이 야후코리아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