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판교신도시에서 최근 122필지가 공급된 단독주택용지에 331명만 신청해 35필지가 무더기 미달됐다. 전체 필지 가운데 1순위(성남거주 무주택세대주)에서 마감된 곳은 44필지에 불과했다. 나머지 43필지는 2순위(일반인)에서 겨우 주인을 찾았고,35필지에는 신청자가 아예 없었다.
이에 따라 평균 경쟁률도 2.7 대 1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판교에서 214필지 공급 당시 1917명이 신청해 평균 8.95 대 1,최고 112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서울 강남과 가까우면서도 쾌적한 전원생활이 가능해 관심을 모았지만 경기 위축에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땅값만 필지별로 5억5000만~12억원(3.3㎡당 769만~1117만원)이 들어가 부담스러운 데다 경기침체 여파로 고급주택 수요도 위축돼 있다는 얘기다.
수도권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최근 공급된 용인 흥덕지구 역시 30필지 중 18필지가 미달됐고,화성 향남지구도 113필지 가운데 89필지가 주인을 찾지 못하는 등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용지가 대부분 저조한 청약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판교 청약에서 주거전용 택지는 86필지 가운데 51필지만 마감됐다.
특히 E-2블록과 E3-1블록의 주거전용택지는 서울~용인 간 고속도로(고가도로)가 인근을 지나는 데다 주변에 녹지가 별로 없어 대거 미달됐다.
토공 관계자는 "신도시 단독주택지 중에서 가장 빼어난 입지를 갖췄지만 주택경기 침체,미국발 금융위기 등 시장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다 보니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신청자가 적었다"고 분석했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지 36필지가 모두 마감됐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141명이 신청해 경쟁률은 평균 3.9 대 1을 기록했다. 건축 연면적의 40%까지 상가를 지어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비교적 인기를 끌었다. 필지별로는 F8-1블록 136의2에 있는 점포 겸용 택지가 24 대 1로 1순위 마감돼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