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뉴스] M&A 서 파는 전문가는 사모펀드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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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기업 M&A(인수합병) 소식이 최근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뉴욕 월가발 금융위기 사태 이후 부실해진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등에 대한 이삭줍기식 M&A가 한창이지요. 국내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을 놓고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이 쟁탈전을 벌이고 있고요.
M&A는 기업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크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같은 업종의 기업을 M&A하면 경쟁자를 없애는 동시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또 다른 업종의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라면 새로운 사업에 손쉽게 진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요.
하지만 M&A는 꼭 이러한 긍정적인 면만 있지 않습니다.
요즘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승자의 저주는 경쟁을 통해 어떤 기업을 인수한 기업이 되레 자금난 등으로 인해 흔들흔들 하는 것을 말합니다. 과다차입에서 비롯되고요.
여기서 질문을 하나 드려 보겠습니다.
"M&A를 진행할 때 파는 쪽(매각자)과 사는 쪽(인수자) 중 어느 곳이 더 어려울까요?"
1) 파는 쪽. 2) 사는 쪽. 3)동일하다.
작년까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올해 서울대 법과대학으로 옮긴 국제 투자법 전문가인 신희택 교수께 답을 여쭤 보겠습니다.
"기업 M&A는 파는 쪽이 사는 쪽보다 훨씬 더 부담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답은 1번이 되겠습니다."(신희택 교수)
"이상한데요. 교수님 보통 거래를 보면 '안살려면 말어' 하고 파는 쪽이 오히려 배짱을 튀기기 쉽지 않습니까?"
"기업 M&A가 일어나는 배경을 한번 살펴볼까요.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다른 회사를 사들이는 경험은 더러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기업을 '파는 경험'을 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아니 거의 없다는 말이 맞을 겁니다. 이번 리먼 브라더스의 경우 처럼 망하거나 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지 않고서는 말이지요. 때문에 기업 M&A의 세계에선 사는데 전문가는 있어도 파는 전문가는 드물다는 말을 흔히 합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기업을 파는 전문가는 론스타같은 '사모펀드' 밖에 없습니다."(신희택 교수)
"아! 기업 M&A에는 그런 숨어 있는 면이 있군요. 그렇다면 실제 M&A 협상 과정에서 매각자가 지게되는 부담 또는 리스크(위험)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요? "
"매각자의 가장 큰 리스크는 인수자가 실사 후 자신의 내용을 파악하고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고 그냥 '도망가 버리는' 경우입니다. 아주 흔하게 벌어집니다. 만약 같은 업종의 기업이 이렇게 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 기업의 M&A에서 자신을 인수할 후보로 경쟁업체가 참여한데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바로 이 점 때문입니다."(신희택 교수)
신 교수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또 피인수자가 지는 위험은 거래대상에 가격을 깎일 흠이 없는가?(감춰둔 채무가 발견된 가능성) 인수자가 계약한 대로 대금을 치르고 거래를 종결할 것인가?(돈이 모자라니 못 주겠다고 버티는 경우) 계약 후 중대한 사정변경이 있다면 어떡할 것인가?(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바뀌면서 다시 계약을 요구하는 경우)
협상 당사자의 경우는 거래가 끝난 뒤 내 운명은 어떻게 될까?(협상을 강경하다 보면 새 주인한테 찍혀 잘리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겠습니까) 등이 꼽힐 수 있습니다."(신희택 교수)
"하여튼 팔리는 자의 운명은 가혹하군요. 기업경영을 잘해 팔리는 신세가 되지 말아야 한다 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는 대목입니다. 그럼 기업을 인수하는 입장에서 지는 리스크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네. 인수자 입장에서는 파는 쪽이 나 뿐 아니라 다른 이와 몰래 협상을 진행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쉽게 말해 들러리로 자신을 이용하는 것)하는 게 대표적인 위험요소 입니다. 또 실사과정에서 파악못한 피인수업체의 흠(우발채무나 부외채무)은 없는가?계약된 대로 매각자가 이행할 것인가? 거래종결 후에 놀랄 일에 있다면? 거래 종결 후에 매각자가 동종업종의 경쟁자로 재등장할 가능성은 없는가?(김치찌게 음식점 팔고나서 그 옆에 옛 주인이 다시 문을 열 수 있지 않습니까) 등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고, 이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신희택 교수)
M&A는 참으로 어려운 듯합니다.
파는 쪽은 이런 위험요소를 감추어 한푼이라도 더 받을려고 할 것이고, 사는 쪽은 캐내어 한푼이라도 더 깎을려고 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까닭에 국제간 기업 M&A는 성사되는 것보다 중간에 '파토'나는 게 더 많은가 봅니다.
[한경 블로그]
뉴욕 월가발 금융위기 사태 이후 부실해진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등에 대한 이삭줍기식 M&A가 한창이지요. 국내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을 놓고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등이 쟁탈전을 벌이고 있고요.
M&A는 기업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크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같은 업종의 기업을 M&A하면 경쟁자를 없애는 동시에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또 다른 업종의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라면 새로운 사업에 손쉽게 진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요.
하지만 M&A는 꼭 이러한 긍정적인 면만 있지 않습니다.
요즘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승자의 저주는 경쟁을 통해 어떤 기업을 인수한 기업이 되레 자금난 등으로 인해 흔들흔들 하는 것을 말합니다. 과다차입에서 비롯되고요.
여기서 질문을 하나 드려 보겠습니다.
"M&A를 진행할 때 파는 쪽(매각자)과 사는 쪽(인수자) 중 어느 곳이 더 어려울까요?"
1) 파는 쪽. 2) 사는 쪽. 3)동일하다.
작년까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올해 서울대 법과대학으로 옮긴 국제 투자법 전문가인 신희택 교수께 답을 여쭤 보겠습니다.
"기업 M&A는 파는 쪽이 사는 쪽보다 훨씬 더 부담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답은 1번이 되겠습니다."(신희택 교수)
"이상한데요. 교수님 보통 거래를 보면 '안살려면 말어' 하고 파는 쪽이 오히려 배짱을 튀기기 쉽지 않습니까?"
"기업 M&A가 일어나는 배경을 한번 살펴볼까요.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다른 회사를 사들이는 경험은 더러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기업을 '파는 경험'을 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아니 거의 없다는 말이 맞을 겁니다. 이번 리먼 브라더스의 경우 처럼 망하거나 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지 않고서는 말이지요. 때문에 기업 M&A의 세계에선 사는데 전문가는 있어도 파는 전문가는 드물다는 말을 흔히 합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기업을 파는 전문가는 론스타같은 '사모펀드' 밖에 없습니다."(신희택 교수)
"아! 기업 M&A에는 그런 숨어 있는 면이 있군요. 그렇다면 실제 M&A 협상 과정에서 매각자가 지게되는 부담 또는 리스크(위험)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나요? "
"매각자의 가장 큰 리스크는 인수자가 실사 후 자신의 내용을 파악하고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고 그냥 '도망가 버리는' 경우입니다. 아주 흔하게 벌어집니다. 만약 같은 업종의 기업이 이렇게 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 기업의 M&A에서 자신을 인수할 후보로 경쟁업체가 참여한데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바로 이 점 때문입니다."(신희택 교수)
신 교수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또 피인수자가 지는 위험은 거래대상에 가격을 깎일 흠이 없는가?(감춰둔 채무가 발견된 가능성) 인수자가 계약한 대로 대금을 치르고 거래를 종결할 것인가?(돈이 모자라니 못 주겠다고 버티는 경우) 계약 후 중대한 사정변경이 있다면 어떡할 것인가?(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바뀌면서 다시 계약을 요구하는 경우)
협상 당사자의 경우는 거래가 끝난 뒤 내 운명은 어떻게 될까?(협상을 강경하다 보면 새 주인한테 찍혀 잘리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겠습니까) 등이 꼽힐 수 있습니다."(신희택 교수)
"하여튼 팔리는 자의 운명은 가혹하군요. 기업경영을 잘해 팔리는 신세가 되지 말아야 한다 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시켜 주는 대목입니다. 그럼 기업을 인수하는 입장에서 지는 리스크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네. 인수자 입장에서는 파는 쪽이 나 뿐 아니라 다른 이와 몰래 협상을 진행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쉽게 말해 들러리로 자신을 이용하는 것)하는 게 대표적인 위험요소 입니다. 또 실사과정에서 파악못한 피인수업체의 흠(우발채무나 부외채무)은 없는가?계약된 대로 매각자가 이행할 것인가? 거래종결 후에 놀랄 일에 있다면? 거래 종결 후에 매각자가 동종업종의 경쟁자로 재등장할 가능성은 없는가?(김치찌게 음식점 팔고나서 그 옆에 옛 주인이 다시 문을 열 수 있지 않습니까) 등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고, 이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신희택 교수)
M&A는 참으로 어려운 듯합니다.
파는 쪽은 이런 위험요소를 감추어 한푼이라도 더 받을려고 할 것이고, 사는 쪽은 캐내어 한푼이라도 더 깎을려고 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까닭에 국제간 기업 M&A는 성사되는 것보다 중간에 '파토'나는 게 더 많은가 봅니다.
[한경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