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카드 'J' 뽑은 진로 '처음처럼'에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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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새 브랜드…"서울지역 확실히 장악할 것"
진로가 두산주류의 '처음처럼'을 정조준한 신제품 'J'를 내놓아 양사 소주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J'는 제품 디자인,가격,유통 채널 등 주요 마케팅 포인트에서 철저히 '처음처럼'을 밀어내기 위해 고안된 제품이어서 '처음처럼'이 강세인 서울지역에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윤종웅 진로 사장은 24일 '참이슬' 이후 15년 만에 병 모양과 브랜드 이름을 완전히 바꾼 신제품 'J'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진로는 우선 웰빙형 고품질 소주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동해 해저 1032m에서 퍼올린 해양심층수를 사용하고,첨단 활성탄소 필터인 AFC로 정제해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살렸다는 설명이다. 알코올 도수는 '참이슬 후레쉬'나 '처음처럼'과 같은 19.5도이며 '참이슬'은 병행 브랜드로 그대로 생산·판매된다.
진로의 이번 신제품은 브랜드명,제품 디자인,가격,유통채널 등에서 철저하게 '처음처럼'을 겨냥했다는 인상이 짙다. 두산 '처음처럼'이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서체로 큰 재미를 본 것을 의식한 듯,소주 브랜드로는 이례적인 'J'라는 영문 이니셜을 흘려쓴 붓글씨체로 처리했다. 제품 디자인에선 종전보다 병 둘레를 줄이면서 어깨를 높여 슬림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처음처럼'의 주 고객층인 20~30대 젊은층과 여성층에 어필하겠다는 포석이다. 광고 모델도 탤런트 지성,김민정에서 '처음처럼'의 이효리에 맞설 수 있는 송혜교로 교체했다.
해양심층수 사용,첨단 정제공법 등 원가 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출고가를 종전 839.36원에서 '처음처럼'(819.36원)과 같은 수준인 820원으로 낮춘 점도 눈길을 끈다. 두산 측이 주류도매상,음식점 등에 싸게 공급해 시장점유율을 잠식해온 것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유통 전략에서도 지방 및 가정용 시장은 뒤로 미루고 '처음처럼'이 강세인 서울지역 업소를 집중 파고든다는 복안이다.
진로의 대대적인 시장 사수전략은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을 더 이상 내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처럼' 출시 직전인 2006년 1월 서울 시장점유율은 진로 90.3%,두산 7.7%였으나 올 7월에는 진로 74.5%,두산 24.6%로 진로의 점유율은 2년6개월 사이 15%포인트가량 하락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를 앞두고 공모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장 만회가 급선무라는 게 진로 최고경영층의 판단이다.
두산 측은 진로의 대반격에 대해 당장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두산주류 관계자는 "새 제품 출시 계획이 전혀 없다"며 "이효리를 내세운 광고 마케팅과 종전처럼 서울지역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
진로가 두산주류의 '처음처럼'을 정조준한 신제품 'J'를 내놓아 양사 소주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J'는 제품 디자인,가격,유통 채널 등 주요 마케팅 포인트에서 철저히 '처음처럼'을 밀어내기 위해 고안된 제품이어서 '처음처럼'이 강세인 서울지역에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윤종웅 진로 사장은 24일 '참이슬' 이후 15년 만에 병 모양과 브랜드 이름을 완전히 바꾼 신제품 'J'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진로는 우선 웰빙형 고품질 소주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동해 해저 1032m에서 퍼올린 해양심층수를 사용하고,첨단 활성탄소 필터인 AFC로 정제해 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살렸다는 설명이다. 알코올 도수는 '참이슬 후레쉬'나 '처음처럼'과 같은 19.5도이며 '참이슬'은 병행 브랜드로 그대로 생산·판매된다.
진로의 이번 신제품은 브랜드명,제품 디자인,가격,유통채널 등에서 철저하게 '처음처럼'을 겨냥했다는 인상이 짙다. 두산 '처음처럼'이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서체로 큰 재미를 본 것을 의식한 듯,소주 브랜드로는 이례적인 'J'라는 영문 이니셜을 흘려쓴 붓글씨체로 처리했다. 제품 디자인에선 종전보다 병 둘레를 줄이면서 어깨를 높여 슬림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처음처럼'의 주 고객층인 20~30대 젊은층과 여성층에 어필하겠다는 포석이다. 광고 모델도 탤런트 지성,김민정에서 '처음처럼'의 이효리에 맞설 수 있는 송혜교로 교체했다.
해양심층수 사용,첨단 정제공법 등 원가 상승 요인에도 불구하고 출고가를 종전 839.36원에서 '처음처럼'(819.36원)과 같은 수준인 820원으로 낮춘 점도 눈길을 끈다. 두산 측이 주류도매상,음식점 등에 싸게 공급해 시장점유율을 잠식해온 것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유통 전략에서도 지방 및 가정용 시장은 뒤로 미루고 '처음처럼'이 강세인 서울지역 업소를 집중 파고든다는 복안이다.
진로의 대대적인 시장 사수전략은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을 더 이상 내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처럼' 출시 직전인 2006년 1월 서울 시장점유율은 진로 90.3%,두산 7.7%였으나 올 7월에는 진로 74.5%,두산 24.6%로 진로의 점유율은 2년6개월 사이 15%포인트가량 하락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를 앞두고 공모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장 만회가 급선무라는 게 진로 최고경영층의 판단이다.
두산 측은 진로의 대반격에 대해 당장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두산주류 관계자는 "새 제품 출시 계획이 전혀 없다"며 "이효리를 내세운 광고 마케팅과 종전처럼 서울지역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