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현재 총외채 분야에서 순채무국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추세에 있다"고 24일 말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순채무국 전락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장관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월례토론회 강연에서 경상수지 적자 규모와 수출동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이 공식 통계가 발표되기 전인데도 이례적으로 순채무국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볼 때 정부 내부적으로 10일 단위로 체크하고 있는 '속보치'에서는 이미 순채무국 상태가 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순채무국 전락 가능성은 '9월 위기설'이 불거진 지난 7월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돼왔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를 보면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총 대외채권-총 대외채무)이 2000년 3월(-58억달러) 이후 가장 적은 27억1000만달러에 그쳤고,그 추세도 지속적인 순채권 감소세여서 7월 말이나 8월 말께 순채무국 전환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강 장관은 "물가는 하반기에도 고유가의 영향이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고 경상수지는 올해 100억달러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며 "현재 유일하게 수출이 잘되고 있지만 9월 들어 수출도 조금 둔화되는 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