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철 < 충북대 총장 >

지식기반사회에서 인재는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며,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경쟁력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대학은 사회발전에 필요한 인적,지적,문화적 자산의 원천이어야 한다. 그러나 2008년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연차보고서의 평가를 보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은 55개국 가운데 31위이고 교육경쟁력은 35위,특히 '대학교육의 경제사회 요구 부합도'는 53위로 최하위권이다.

2008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역시 우리나라 고등교육재정 중 정부부담 비율은 OECD 국가 평균의 54%에 그치고 있으며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도 OECD 평균의 66%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대학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대학,사회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는 지난 10일 전국을 5+2 광역권으로 나누고 각 권역별 선도산업 지원에 5년간 50조원을 투입한다는 '광역경제권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광역별로 산업 육성,인력 양성,인프라 확충 등을 체계화함으로써 5년 후에는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인력 양성과 관련된 내용으로는 광역권 인력양성과 기술개발을 위해 선도산업 분야 거점대학 육성,지방대 교육역량 강화,지역의 과학기술 인프라 확충 등에 매년 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당면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국단위의 경쟁력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에서 시기적절한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전체 대학의 66%를 차지하는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 및 비전 제시로 볼 때 계획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대학의 입장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이 '광역경제권 거점대학 사업'이다. 이는 광역권의 선도산업별로 거점대학을 지정해 내년부터 5년간 매년 1000억원을 집중 투자해 광역산업에 필요한 우수인력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는 대학이 시ㆍ도의 경계를 넘는 광역의 개념으로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우수 인력양성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인식 전환에서 나온 것으로 앞으로 대학사회는 선의의 경쟁과 협력 체계를 보다 공고히 구축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방대학은 지난 5년간 누리사업을 통해 교원확보,우수 학생 충원,졸업생 취업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산업체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인프라도 마련된 상태이다. 내년부터 시작될 '광역경제권 거점대학 인력양성' 사업에서는 기존에 구축된 인프라를 십분 활용하는 지혜를 모으고 실천함으로써 사업 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현 정부의 대학정책 기조는 한마디로 '자율과 경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구현하는 정책 수단으로 객관적ㆍ정량적 성과지표로 사전에 구성된 공식(formula)에 의해 재정을 지원하는 포뮬러펀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대학에 자율과 성과 창출에 대한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는 이 방식은 대학에 긍정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광역권 거점대학 육성사업을 통한 대학별 특성화와 포뮬러펀딩 사업을 통한 자율역량 강화를 조화롭게 이뤄냄으로써 정부에서 세워놓은 '경쟁력 제고'라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자율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개혁으로 지방대학이 자체 역량을 배양해야 함은 지상과제이다. 지역과 함께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수요자 중심의 대학 모습이 이 시대의 요구임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국가의 미래가 보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