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위원장 "금융산업 경쟁력은 체력…몸집 불리기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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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필요한 M&A는 계속할 것"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최근 국내 은행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에 대해 일침을 놨다. 은행들은 몸집 불리기를 자제해야 한다는 전 위원장의 견해에 동의하면서도 필요한 M&A는 반드시 이루겠다는 반응이다.
전 위원장은 25일 "은행이 국제 경쟁력을 가지려면 그에 맞는 자산 규모를 갖춰야 한다는 논리에도 타당성이 있지만 과도하게 자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 "우리가 진정 추구하는 것은 금융산업의 경쟁력,다시 말해 체중이 아닌 체력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체중(자산)이 체력(경쟁력)에 영향을 주지만 그 자체는 아니다"며 "금융공기업 민영화도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 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지 일정한 덩치를 만드는 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들이 매물로 나오는 데 대해서도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IB 인수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지금은 외화유동성의 수급 상황이나 국내적인 위험 요인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해외 투자를 하기에는 시기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은행권에 몰아치는 덩치 키우기 경쟁에 경고를 내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M&A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국내 대형 금융지주회사와 '대등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일성으로 "총 자산을 현재의 두 배인 500조~600조원대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M&A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영국계 은행 HSBC가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은행권의 M&A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은행들은 해외 금융회사의 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BCC),하나은행은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길림은행과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PT뱅크하나를 인수했다.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가치가 많이 떨어진 유럽 투자은행이나 미국 지방은행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전 위원장의 경고에 대해서 각 은행들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한 발언이라는 반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맞는 얘기"라며 "은행 입장에서 자산이나 규모가 일정 정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동감을 표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내부 역량 강화가 전제된 뒤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그러나 전 위원장의 발언이 반드시 필요한 M&A까지도 추진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는 여러 은행 입장에서 향후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우선 추진해야 할 과제일 것"이라며 "금융 당국에서도 이에 대해서는 은행 입장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정재형/정인설 기자 jjh@hankyung.com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최근 국내 은행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에 대해 일침을 놨다. 은행들은 몸집 불리기를 자제해야 한다는 전 위원장의 견해에 동의하면서도 필요한 M&A는 반드시 이루겠다는 반응이다.
전 위원장은 25일 "은행이 국제 경쟁력을 가지려면 그에 맞는 자산 규모를 갖춰야 한다는 논리에도 타당성이 있지만 과도하게 자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 "우리가 진정 추구하는 것은 금융산업의 경쟁력,다시 말해 체중이 아닌 체력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체중(자산)이 체력(경쟁력)에 영향을 주지만 그 자체는 아니다"며 "금융공기업 민영화도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 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지 일정한 덩치를 만드는 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들이 매물로 나오는 데 대해서도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IB 인수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지금은 외화유동성의 수급 상황이나 국내적인 위험 요인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해외 투자를 하기에는 시기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은행권에 몰아치는 덩치 키우기 경쟁에 경고를 내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M&A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국내 대형 금융지주회사와 '대등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일성으로 "총 자산을 현재의 두 배인 500조~600조원대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M&A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영국계 은행 HSBC가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은행권의 M&A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은행들은 해외 금융회사의 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BCC),하나은행은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길림은행과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PT뱅크하나를 인수했다.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가치가 많이 떨어진 유럽 투자은행이나 미국 지방은행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전 위원장의 경고에 대해서 각 은행들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한 발언이라는 반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맞는 얘기"라며 "은행 입장에서 자산이나 규모가 일정 정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동감을 표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내부 역량 강화가 전제된 뒤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그러나 전 위원장의 발언이 반드시 필요한 M&A까지도 추진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는 여러 은행 입장에서 향후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우선 추진해야 할 과제일 것"이라며 "금융 당국에서도 이에 대해서는 은행 입장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정재형/정인설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