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이 조선산업의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드릴십(원유시추선)을 처음 수주,해양플랜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STX중공업은 25일 미국 시추 전문회사인 노블 드릴링 홀딩스사로부터 드릴십 4척의 하부구조물을 12억달러(옵션 포함)에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드릴십의 척당 가격은 5억5800만달러로 STX중공업이 수주한 하부구조물의 가격은 3억달러 정도다. 상부구조는 네덜란드의 휘스만사가 만들기로 했다. STX중공업은 드릴십 설계에도 참여,관련 특허를 유럽 설계회사와 공동으로 소유하게 돼 앞으로 드릴십 건조에 따른 특허료 수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TX중공업이 수주한 드릴십은 길이와 폭이 각각 189m,32.2m에 약 11노트의 속력으로 이동할 수 있다. 180명이 승선할 수 있으며 수심 3050m까지 시추작업이 가능하다. 첫 번째 드릴십은 오는 2011년 인도될 예정이다.

드릴십은 일반적인 고정식 석유시추선과 달리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시추가 가능한 해양플랜트 설비로 고부가가치 선박의 대명사로 불리는 LNG선이나 VLCC보다 척당 가격이 높다. 그동안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이 전세계 물량을 독점해왔다.

STX중공업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STX유럽(아커야즈)을 인수한 이후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STX 브랜드 인지도도 급상승했다"며 "이번 수주로 단기간에 경험과 기술을 축적함으로써 향후 해양플랜트 비즈니스를 다각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