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험사 AIG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불똥이 국내 홈쇼핑 업체로 튀었다. 홈쇼핑 시청자까지도 보험 가입을 꺼리면서 주수입원인 보험 판매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은 홈쇼핑 업체에 있어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내온 '화수분'이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AIG 유동성 위기가 보도된 뒤 모 홈쇼핑의 AIG보험 판매 방송에서 한 시간 동안 판매된 보험계약 건수가 10건 미만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홈쇼핑은 AIG보험 방송 횟수를 즉시 축소했다.

그동안 보험은 홈쇼핑에서 '효자' 역할을 해왔다. TV 등 일반 상품을 팔 경우 판매액의 20% 안팎의 수수료를 받는 데 그치지만 보험은 (판매된 보험 상품의) 한 달 보험료의 5∼7배를 수수료로 받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은 보험사에서 나온 직원의 설명으로 방송이 제작되기 때문에 제작비가 거의 들지 않는 데다 배송에 필요한 물류비도 없다. 방송 후 이뤄지는 상담,계약,계약 취소 등은 모두 보험사 콜센터에서 처리해준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홈쇼핑 업체의 한 해 영업이익을 800억원 선이라고 보면 절반가량인 300억∼400억원은 보험 판매에서 거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엔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보험에서 거두기도 했다. 보험 판매 방송시 판매 수수료에다 광고비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광고비를 받지 못하게 하면서 수익률이 떨어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