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개막 … 남포동 일대 37개 영화관서 열려
첫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85편 … 사상 최다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내달 2~10일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37개 상영관에서 열린다.

올해에는 60개국 315편이 상영되며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도 역대 최다인 85편에 달한다. 개막작은 참담한 시절을 견디고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를 다룬 카자흐스탄 루스템 압드라셰프 감독의 영화 '스탈린의 선물'이며 폐막작은 정신병동에서 일어나는 훈훈한 사건을 그린 윤종찬 감독의 '나는 행복합니다'.

영화제 기간에 홍콩의 쉬커 감독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파올로 타비아니,왕자웨이,이누도 잇신,논지 니미부트르,장위엔,브리얀테 멘도사 등 유명 감독들과 안나 카리나,아야세 하루카,카호,우에노 주리,애런 유,마리아 디누레스쿠 등 각국 배우들이 부산을 찾는다.

올해에는 기존 인터넷(www.netmarble.net) 예매에다 모바일 예매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전체 티켓의 30%를 현장에서 판매한다. 프로그래머들의 추천작은 다음과 같다.

◆아이가 아이를 낳다=하기우다 고지 감독이 초등학생들의 깜찍한,그러나 쇼킹한 반란을 그렸다.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가 임신한 뒤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이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고해=필리핀 제롤드 타로그,루엘 다히스 안티푸에스트 감독의 수작.다큐멘터리를 찍는 주인공의 카메라가 진실을 포착한 순간 양심에 대해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진실과 거짓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영화.

◆실크 사리=딸에게 실크 사리를 입히려는 평범한 직공의 소망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다. 최고의 실크 기술자이지만 평생 실크를 살 수도,입을 수도 없는 노동자의 이야기가 관객의 가슴을 울린다. 인도의 소만 나이르 프리야다르샨 감독.

◆100 크리스 마르티네즈=여성들이 꼭 봐야 할 올해의 수작.암으로 죽어가는 커리어우먼의 마지막 100일을 담았지만 한바탕 수다를 떠는 것처럼 유쾌하고 가슴뭉클하다.

◆잘라이누르=독특한 색감과 분위기의 촬영이 돋보이는 자오예 감독의 중국 독립영화.은퇴한 기관사의 딸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로드무비로 노년의 쓸쓸함이 짙게 배어 나온다.

◆화장터의 아이들=바라나시의 화장장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인도 라제시 잘라 감독의 충격적인 다큐멘터리.아이들은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해 시신이 들어 있는 관에서 수의를 훔쳐 돈을 받고 판다.

◆오,호텐=은퇴를 앞둔 노기관사 호텐의 여정을 동화처럼,초현실주의 영화처럼 묘사한 벤트 하머의 작품.

◆시집=송혜교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손수범 감독의 작품.무속인으로서의 삶을 거부하고 일반인으로 삶의 행로를 택한 젊은 여인의 삶을 흥미롭게 펼쳐낸 심리 스릴러.동서양을 교차하는 여성의 성적인 매력과 종교적인 광기가 뒤섞이면서 갈등을 증폭시킨다.

◆스톤 오브 더 데스티니=자칫 무겁거나 딱딱할 수 있는 정치적 소재를 간결하고 매끄럽게 구성했다. 스코틀랜드 독립 운동의 상징인 글래스고 대학 학생들의 실화를 담았다. 감독 찰스 마틴 스미스.

◆뱀에게 피어싱=피어싱을 소재로 한 충격적인 사랑이야기.유키오 니나가와 감독의 작품이다. 19세의 뤼는 유쾌한 성격의 아마와 사디스트 성향이 있는 아마의 친구 시바를 만나 삼각관계에 빠져드는데….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