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회장, 새 경영목표 제시

"2012년 매출 50조원과 경상이익 5조원을 달성합시다. "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지난 6월20일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2008년 상반기 임원 워크숍'에서 170여명의 임원들에게 이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순간 장내가 술렁거렸다. 201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자는 '비전 2010'을 발표한 지 불과 1년 만에 더욱 공격적인 새 경영목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침착한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갔다. "지난해 2010년을 목표로 수립했던 경영목표가 올해 초과 달성돼 28조원 가량의 매출이 예상됩니다. 이제는 일등 기업을 넘어서 '일류 기업'이 되는 것이 그룹의 목표입니다. "지난해 수립한 중장기 경영목표를 2년이나 앞당겨 달성했기 때문에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할 때임을 강조한 것이다.

STX그룹의 성장세는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 13조2000억원,영업이익 9950억원,세전이익 93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아커야즈 등 해외법인을 제외한 국내 계열사 실적은 매출 9조1000억원,영업이익 8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7%,영업이익은 138% 증가했다.

STX그룹의 고속성장은 조선 기자재에서 엔진제조,선박건조,해상운송,에너지 등으로 이어지는 최적의 사업포트폴리오에서 나온다. 각 사업 부문 간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통해 기업가치를 빠르게 높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일류기업'으로 도약해 '월드 베스트'가 되겠다는 STX그룹의 도전은 △조선·기계 △해운·무역 △플랜트·건설 △에너지 등 4개 사업부문을 축으로 진행된다. 주력인 조선·기계 부문은 글로벌 톱 조선소 및 엔진 메이커로의 성장을 통해 2012년 매출 24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국 중국 유럽 등 3대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건조선박을 특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해운·무역 부문은 2012년 매출 14조원을 달성해 세계 5대 해운사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력 사업인 벌크선 부문은 선박 확충을 통해 경쟁 우위를 지속하는 한편,LNG선과 초대형유조선(VLCC) 자동차운반선(PCTC) 컨테이너선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노력도 병행한다. 플랜트·건설부문은 해외건설시장 공략과 플랜트건설 사업 강화로 2012년 9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부문의 매출 목표는 2조원.해외 자원 개발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STX그룹 관계자는 "강 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와 꾸준한 수익 확보 노력이 어우러져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각 사업 부문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