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반과 후반의 서로 잘 아는 두 중소기업 사장은 최근 골프를 접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조깅과 같은 유산소운동 못지않게 웨이트 트레이닝 등 무산소운동도 필요하다는 헬스클럽 트레이너의 강력한 권고에 따라 중량들기 운동을 하다 어깨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 지근(遲筋)과 속근(速筋) 중 속근의 부피가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해 골프 비거리가 줄어들므로 어깨근력,등쪽 하부 근육,대퇴부의 후면 및 측면 근육,복근,악력,옆구리근육 등 이른바 '파워존'을 고루 발달시켜야 한다는 말을 듣고 무리한 게 화근이었다. 처음에는 잠을 잘못 잤거나 간단한 근육통인가 싶어 파스를 붙이고 버텼는데 며칠이 지나자 어깨를 머리 위로 들 수 없었다. 그래서 요즘엔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골프 대신 등산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

중년 이후 어깨를 다치는 주된 이유로는 어깨 관절 힘줄(회전근개)의 퇴행성 변화나 파열,이 힘줄에 피가 잘 통하지 않는 허혈 현상,주변 뼈가 변형돼 일어나는 관절-뼈 간의 충돌증후군,관절을 둘러싼 공간(관절낭)이나 이두박근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주변 조직과 들러붙는 유착,어깨 힘줄에 칼슘이 쌓이면서 탄력성이 떨어지는 석회화 변성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나이 들어 어깨를 많이 쓰면 회전근개가 주변의 뼈와 부딪쳐 짓이겨짐으로써 어깨 관절이 붓거나 피가 나기 쉽다. 더욱이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에는 골프 라운딩을 하다 어깨를 다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중년 이후 근육 단련을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에는 적절한 운동 강도와 자세를 지켜야 한다. 청년기에 비해 관절 인대 등의 탄력과 강도가 떨어져 있는데도 헬스클럽에서 옆자리의 젊은이처럼 운동하다가는 관절막이나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면서 이상이 나타나기 쉽다. 또 근육이 피로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지속하면 근육이 감당하던 힘을 관절막이나 인대가 대신 받아 손상된다. 넘어지거나 운동기구를 떨어뜨릴 경우 급작스런 근육 수축으로 힘줄이 균열될 수 있다.

중년층은 운동 시작 후 10∼15분간 충분히 웜업한 다음 동일한 방향으로 10회가량 반복할 때 어깨 근육 등이 통증을 느끼지 않는 강도로 운동해야 한다. 운동 강도를 올리려면 반복적으로 15회 정도 시행해도 관절에 무리가 없고 통증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어깨 높이 이상으로 팔을 올리는 동작도 삼가는 게 좋다. 학교 다닐 때 하던 '옆으로 나란히'나 어깨동무,두 손을 겹쳐 머리 뒤에 놓고 자는 것 등을 피해야 한다. 어깨 관절이 주변의 뼈와 충돌해 어깨 힘줄의 염증(건염 및 활액막염)이나 파열이 초래되기 쉬운 조건을 만들기 때문이다. 꼭 어깨 위로 팔을 들어올리는 운동을 하고 싶다면 손바닥이 얼굴을 향하도록 한다(사진).그러면 어깨 관절 내 뼈와 튀어나온 힘줄 간의 충돌이 줄어들어 손상위험이 현저히 감소한다.

어깨가 손상되면 처음에는 팔을 들 수 없고 어깨 속이 화끈거리는 느낌이 나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열감과 통증은 줄어들지만 어깨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지고 팔을 위쪽으로 들거나 뒤쪽으로 젖힐 때의 통증은 오히려 심해진다.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거나 화장실에서 용변을 처리할 때,등쪽 브래지어 고리를 잠글 때 심한 통증을 느낀다면 분명 어깨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운동 도중 어깨에 통증이 발생하면 일단 멈추는 게 중요하다. 목표량을 채우겠다고 통증이 생겼는데도 무리하게 운동하면 근육이나 관절막 힘줄 등에 이상이 생기게 마련이다. 운동 후 통증을 느끼면 냉찜질을 해서 부기를 빨리 가라앉히는 게 좋다. 15분 이내로 가능하면 넓게,한 번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통증이 있거나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통증이 있으면 열찜질을 한다. 운동 전에 열탕에 들어가서 어깨를 담그는 건 훌륭한 부상 예방법이다.

이같이 대처하면 웬만한 초기 어깨손상은 회복되지만 상당수에선 다친 조직이 정상으로 원상 복구되지 않는다. 더욱이 반복 누적된 조직 손상이라면 외부의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약한 조직으로 남기 쉽다. 초기 대처 후 5일 이상 통증이 감소하지 않거나 심하지 않더라도 2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어깨 관절이 손상된 것이므로 전문의를 찾아가봐야 한다.

/박진영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 '어깨 으쓱, 가슴 쫙' 운동법

학습,컴퓨터작업 등 거의 모든 일상 생활에서 가슴 앞쪽에 도구를 놓고 일을 하게 됨으로써 가슴과 어깨의 앞쪽에 있는 근육은 점차 발달하는 반면 뒤쪽 근육은 활용되지 못한다. 날개뼈(견갑골)는 가슴 위 등쪽에 위치해 근육으로 둘러싸여 있고 어깨 관절과 연결돼 있다. 날개뼈 주변의 근육이 약해져 있다면 어깨 관절을 충분히 지지하지 못해 어깨 관절에 무리가 뒤따른다. '어깨 으쓱,가슴 쫙' 운동법은 날개뼈 주변의 근육을 증강해 어깨충돌증후군의 악화를 방지하는 등 어깨 관절 보호 효과가 있다.

-어깨를 으쓱하면서 위쪽으로 들고 그 자세에서 뒤쪽에 있는 양쪽 날개뼈의 안쪽 부분이 중심에 있는 척추 위에서 만날 수 있도록 힘을 준다. (사진①②)

-근력을 충분히 강화하려면 5∼10초간 힘을 준다.

-한번에 50회 정도 시행하고 하루 3∼4회 반복하면 더욱 좋다.

-지하철에서,걸어다니면서,청신호를 기다리면서 수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