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상 짐 훌훌 털고 동유럽 현장경영 재가동

4개월 여를 끌어온 현대자동차의 올해 노사협상이 완전 타결됐다. 기아자동차 역시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안을 도출하고,다음 달 1일께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은 26일 최대 현안인 노사교섭을 모두 마무리짓고 동유럽 출장에 나서는 등 글로벌 현장경영을 재가동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난 25일 올해 임금협상의 잠정 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전체 조합원 4만5089명 가운데 찬성 2만3266명(54.49%),반대 1만8620명(43.61%)으로 가결시켰다. 노사는 앞서 극심한 노노갈등 속에서 지난 2일 1차 합의안을 마련했지만,찬반투표에서 역대 최저 찬성률인 37.39%로 부결되는 위기를 겪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협에서 임금 8만5000원(기본급 대비 5.61%) 인상과 성과급 300%+40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쟁점이던 주간연속 2교대제는 내년 9월 국내 모든 공장에서 시행하되,내년 1월부터 전주공장에서 시범 실시키로 했다.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근무시간이 줄더라도 생산물량과 임금을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키로 했다.

기아차 역시 26일 올해 임단협 합의안을 도출하고,다음 달 1일께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노사는 △기본급 8만5000원 인상(교대수당 포함 8만8000원) △생계비 부족분 350%+360만원 지급 △배우자와 자녀 중 1인에 한해 가족수당 통상급화 △상여금 지급률 50%포인트 인상(700→750%) △주간연속 2교대제 내년 9월 시행 등에 합의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2년 연속 적자를 낸 회사 입장에선 최대한 양보한 만큼,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노사협상이 마무리 수순을 밟으면서 정몽구 회장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날 동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정 회장은 체코와 슬로바키아 내 현지 공장을 방문한 뒤,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건설현장을 들를 계획이다. 정 회장이 동유럽을 방문하는 것은 작년 4월 이후 1년5개월여 만이다.

그룹 관계자는 "동유럽은 미국 등 성장이 정체된 시장의 대안"이라며 "러시아에선 현대차가 판매 2위의 위상을 갖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이 철저한 품질관리를 주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