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계열사 재산을 두고 한진그룹 창업자 2세들이 벌인 법정 다툼에서 장남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내주)는 26일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4남인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이 조양호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조남호ㆍ정호 회장은 "아버지가 대한항공에 면세품 공급을 알선하는 업체 B사를 세워 형제들에게 지분을 똑같이 나눠줘 매년 2억~4억원가량의 돈을 배당받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조양호 회장이 같은 업무 분야의 새 업체를 만들게 해 B사와의 거래를 사실상 중단시켜 손해를 봤다"며 30억원씩의 손배해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고 조중훈 회장은 대한항공ㆍ한진중공업ㆍ한진해운ㆍ메리츠증권을 4형제에게 각각 상속해 계열분리했고 형제들은 이에 합의했다"며 "대한항공을 조양호 회장이 승계하기로 합의한 이상 대한항공으로 인해 운영되는 B사를 조양호 회장 몫으로 하는 것에 다른 형제들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