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中企손실 인수 요청따라…코스피 25P 빠져

은행주들이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로 인한 손실 우려감으로 급락했다. 시가총액이 큰 은행주들의 하락이 이번 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높아진 증시를 1470선대로 끌어내렸다.

우리금융은 26일 7.46% 급락한 1만2400원에 마감됐다. 지난 22일 이후 5일 만의 하락세로,이 기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이날 까먹었다. 또 중소기업 대출이 많은 기업은행도 4.69% 내린 1만5250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4.52%) 신한지주(-2.05%) 외환은행(-1.73%)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상대적으로 키코 관련 부담이 적은 지방은행들은 약보합권에 머물렀으며 제주ㆍ전북은행은 상승하기도 했다.

이들 시중은행의 주가 급락은 정부에서 은행들로 하여금 키코 피해 기업에 출자전환이나 신규 대출 등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기업분석부장은 "출자전환이나 대출을 통해 은행이 간접적으로 손실을 떠안는 쪽으로 가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잠재적인 손실로 주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경기침체로 인해 영업상 부담이 높아지는 시기에 키코 관련 중소기업에 신규 대출이 나갈 경우 추가 부실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키코 피해주들은 은행들의 지원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하락했다. 키코 계약을 해지키로 한 제이브이엠이 6.33% 올랐지만 선우ST(-4.19%) 심텍(-3.80%) 씨모텍(-3.55%) IDH(-3.42%) 우주일렉트로닉스(-2.63%) 등은 내렸다. 최광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1160원대로 고공행진함에 따라 3분기 추가 손실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에다 키코 관련 악재 및 미국 구제금융 합의 지연 소식에 25.30포인트(1.68%) 내린 1476.33에 마감됐다.

서정환/조진형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