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크림서도 멜라민…305개 품목 판매 금지

'멜라민 파동'이 과자에 이어 커피크림으로도 옮겨 붙고 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6일 중국산 분유ㆍ우유ㆍ카제인이 들어간 검사 대상 428개 품목 중 멜라민 성분 검사를 진행 중인 305개 품목에 대해 검사가 끝날 때까지 유통 및 판매를 금지시키는 초유의 조치를 취했다.

아울러 해당 품목 명단을 오후 8시께 홈페이지(www.kfda.go.kr)에 공개하자 대형 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매장에서 관련 제품을 철수하느라 밤새 분주했다. 그러나 동네 슈퍼마켓 등에는 이 내용이 전달되지 않아 여전히 판매를 하는 등 문제점도 노출했다.

◆커피크림에서도 멜라민 검출

식약청은 이날 유창에프씨가 중국에서 들여온 커피크림 '베지터블 크림 파우더 F25'에서 1.5ppm의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멜라민이 검출된 품목은 해태제과 '미사랑 카스타드'，J&J인터내셔날의 '밀크러스크' 등 3개로 늘어났다.

문제의 커피크림은 자판기 등에서 사용하는 식물성 크림으로，올 들어 41t이 수입됐지만 이 중 16t만 압류했고 나머진 시중에 유통된 상태다. 이 제품은 커피믹스 제조업체인 ISC(아이에스씨)에 공급돼 1㎏들이 커피믹스 제품으로 만들어져 커피전문점과 자판기사업자 등에 공급됐다. ISC가 제조한 커피믹스는 '카페테리아'(1㎏) '모카카페테리아'(1㎏) '카페메델린'(1㎏) 3종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문제의 커피크림에서 검출된 멜라민 양은 1.5ppm으로 12g짜리 커피믹스 1개에 함유된 커피크림의 양을 5g으로 볼 때 하루 4000잔 이상을 먹어야 유해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또 이미 멜라민이 검출된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 2건에서도 추가로 8.6ppm과 8.2ppm의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영세 커피믹스 공장만 90여개

자판기용 커피믹스를 생산하는 업체는 전국적으로 100곳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최대 메이커인 동서식품이 85%，한국네슬레가 7~8%를 점유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커피크림에 들어가는 카제인나트륨 등 우유 성분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한국네슬레는 뉴질랜드ㆍ아일랜드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전국적으로 90여개로 추정되는 중소ㆍ영세업체와 수입업자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식당，사무실 등에 커피자판기를 무상 대여하면서 그 대가로 자판기에 들어가는 커피믹스를 판매하고 있다. 영세업체들의 경우 커피는 동서식품，한국네슬레 등에서 구입하지만 설탕과 크림은 별도로 조달해 공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원가를 줄이기 위해 중국산 저가 커피크림을 들여오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05개 품목 판매 일시 금지

식약청은 멜라민 성분 검사를 진행 중인 305개 품목에 대해 검사가 끝날 때까지 유통 및 판매를 일시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식약청의 판매 중단 품목에는 롯데제과 해태제과 오리온 농심 등 주요 제과 메이커의 과자 제품과 한국네슬레,한국마즈 등의 유명 초콜릿 브랜드와 훈제오리,조미오징어채 등이 포함돼 있다. 상세한 금지 목록은 식약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마트 등 대형 마트들은 식약청이 판매 금지 식품을 공개하자 즉각 관련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켰다.

한편 유럽연합(EU) 회원국을 포함해 40여개국도 중국산 유제품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장성호/윤성민/송태형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