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에게도 많은 멘토(스승)들이 있었다. 주식브로커 출신인 그의 아버지 하워드 버핏도 그중 한 명이다. 버핏은 어린시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마하내셔널은행 근처에 있는 부친 사무실을 들락날락하며 투자전문지 배런에 실린 '트레이더'라는 칼럼과,아버지 책꽂이에 있던 책들을 읽었다. 또 부친의 주식중개회사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내며 대공황 이후의 객장 분위기에 익숙해졌다.

버핏의 대표적 멘토는 이젠 고인이 된 그의 첫 번째 부인 수지였다. 수지는 아마추어 심리학자였다. 수지는 버핏을 '그의 첫 번째 환자'라고 불렀다. 수지는 마음이 매우 따뜻한 사람으로 버핏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사랑을 받는 것이고 남에게 결코 비난받지 않는 것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 수지는 버핏에게 어떻게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줬다.

버핏이 컬럼비아 비즈니스스쿨에서 만난 벤저민 그레이엄 교수는 정신적인 스승이었다. 버핏은 그로부터 "시장은 나의 머슴이지 주인이 아니다"는 가르침을 배웠다. 시장은 종종 터무니없는 가격에 주식을 사고 팔아야 하기도 하지만 때때로 낮은 가격에 사고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사업상 그의 최측근은 버핏과 함께 벅셔 해서웨이를 이끌고 있는 찰스 멍거 부회장이다. 버핏은 젊은 시절 뉴욕 생활을 마치고 오마하로 귀향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을 때 그를 처음 만났다. 둘은 첫 만남부터 의기투합해 지금까지 평생의 동반자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또 다른 버핏의 주요 조언자는 버핏이 양아들로 여기고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다. 버핏과 빌 게이츠는 1991년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 휴가 때 처음 만났다. 당시 워싱턴포스트의 회장이던 고 캐서린 그레이엄이 시애틀 근처 한 섬에 있는 그의 친구 집에 버핏을 초대했을 때,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빌 게이츠의 집에서 둘은 첫 대면을 했다. 둘은 첫 만남부터 상대방과의 대화에 빠져들었고 이후 항상 서로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가까운 사이가 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