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분유ㆍ우유ㆍ어묵까지 멜라민 검사… "이러다 모든 식품 다 검사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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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파동'으로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심화되면서 보건당국이 멜라민 검사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산 아기용 분유도 멜라민 검사가 시작됐고,중국산 유가공품뿐 아니라 중국 이외 국가에서 수입한 유가공품과 중국산 콩단백질(분리대두단백)이 함유된 식품까지 검사가 확대됐다. 이로써 멜라민 검사 품목은 기존 과자 초콜릿 커피크림 조미오징어채 등에서 분유 우유 어묵 소시지 만두 등으로 연일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식품 업계는 "이런 추세라면 국내 모든 식품이 검사대상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국산 분유도 멜라민 검사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6일부터 조제분유,아이스크림,버터,치즈 등 국산 유제품 500여개 품목의 샘플을 거둬 멜라민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산 분유 등 유제품은 국내 낙농가에서 생산한 우유로 만들기 때문에 검사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소비자들이 "국내 낙농업자들도 믿을 수 없다"며 검사해 달라고 요구해 이를 수용한 것이다. 최대휴 농식품부 축산위생팀장은 "국내 업체들이 단백질 함유량을 높이려고 멜라민을 넣을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차원에서 검사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주 내에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아직 멜라민이 검출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국내 분유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국내에서 우유가 남아돌아 중국산 원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 업체는 분유의 주원료인 원유(原乳)는 100% 국내산을 사용하고,국내 생산이 어려운 유청분말 초유 등만 핀란드 네덜란드 등 선진 낙농국에서 수입한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가공버터 이외에 중국에서 축산물이나 분유,치즈 등 유제품이 수입된 사례가 없고 현재 보관 중인 가공버터 32t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
◆과잉 검사가 불안감 부추겨
식품업계는 정부의 대대적인 멜라민 검사 확대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과도한 먹거리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며 극도의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긴급한 위해성이 있다고 보고된 적이 없는 콩단백질과 국산 분유까지 검사 대상에 포함하는 건 정부의 과잉 대응"이라며 "이러다간 국내 모든 식품이 검사 대상이 돼 업계가 공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27일 이후 수입되는 콩단백질 원료에 대해서만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나,수입 검사에서 멜라민이 발견될 경우 유통되는 식품으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콩단백질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사례가 없고 어디까지나 소비자 불안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검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장성호/송태형/김진수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