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이 자금난에 시달리던 와코비아의 은행 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올 들어 미국 5대 투자은행 가운데 3개가 사라지고 지방은행 중 13곳이 파산했지만 전국 단위의 대형 상업은행이 팔린 것은 처음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이 같은 미국 금융부문 혼란이 유럽으로까지 번지는 데다 정부 구제금융안이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급락세로 출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미국 4위 상업은행 와코비아의 3120억달러 부채 가운데 420억달러의 손실을 흡수하기로 했다. 나머지 손실은 FDIC가 떠안는다. FDIC는 손실을 떠안는 대가로 120억달러 규모의 씨티 우선주와 주식 매입권(워런트)을 갖기로 했다.

일본의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도 미국 2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90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21%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메릴린치 인수,JP모건체이스의 워싱턴뮤추얼 인수에 이어 금융위기 속에 월가 재편작업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편 30일 오전 0시30분(한국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51%(279.80포인트) 떨어진 10,863.33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WTI 기준)도 장중 6달러 이상 떨어지며 배럴당 10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