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8일 모스크바에 도착,3박4일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동포간담회와 유리 루쉬코프 모스크바 시장 면담,러ㆍ한 친선협회 만찬,한국 특파원 간담회 등을 잇달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러ㆍ한 친선협회 주최 만찬에서 "톨스토이는'다정한 벗을 찾기 위해서라면 천리길도 멀지 않다'고 말했다"며 "국교 수립 18년이란 짧은 기간에 러시아는 한국과 공동의 미래를 바라보는 긴밀한 동반협력자,친구의 나라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일찍이 많은 관심을 가져온 극동 시베리아 지역 개발에 양국이 실질적 협력을 구체화해 조기에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길 바란다"며 "한ㆍ러 정상이 만나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9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기존의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양국은 경제는 물론 정치,외교,안보,에너지ㆍ자원,과학기술 분야 등에서 실질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주러 대사관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러시아는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문화예술의 국가이기 때문에 한국과 많은 부분에서 발전시켜 나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자원 외교는 서로 주고 받는 호혜적 관계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줄 것은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받겠다"고 강조했다.

루쉬코프 시장과는 경제협력 방안을 이슈로 면담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실질협력 관계가 확대되기 위해선 모스크바시가 유망사업 발굴 및 통상투자 환경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기내에서 가진 수행원 간담회를 통해 "단순히 프로젝트별로 자원을 개발하고 들여오는 등의 국지적인 전략이 아니라 30년을 내다보는 국가전략이 필요하다"며 "러시아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그런 시각을 갖고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방러 기간 중 양국은 광물자원 개발 협력,모스크바주 한국기업 전용공단 건설,차세대 광가입자망 공동연구 등에 관한 양해각서 30여건을 체결할 예정이다.

모스크바=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