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25분 현재 전거래일인 지난 26일 종가보다 13.0원이 급등한 1173.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4년 5월25일 기록한 1179.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지난 26일 종가보다 8.5원이 급등한 1169.0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역내외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단숨에 1175원선까지 치고 올라갔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주말 동안 미국 의회가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 금융안에 합의함에 따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되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이 아래쪽으로 향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시장은 외면했다.
구제금융 법안이 실제 효과로 연결될 때까지는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며 금융 부문의 부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퍼지면서 '사자'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유로는 벨기에-네덜란드계 금융 그룹 포티스에 대한 구제금융 소식에 달러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고 파운드는 당국이 모기지 은행 브래드포드앤빙글리 국유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금융위기가 전세계 금융위기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유로, 파운드 하락은 금융 위기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며 "미국의 구제안이 구체적인 실효를 거두지 않는 이상 불안감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말 역외 선물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서울시장 움직임을 따라 추가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1개월물 기준으로 1164/1166원에 최종 호가를 형성했는데, 1개월물 스왑포인트 -150전을 감안하면 주말 서울장 종가 1160.50원보다 6원 정도가 높은 수준이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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