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택시운전을 하는 박모씨(38)는 하루 12시간씩 운전해오다 얼마 전부터 허리가 우직하게 아파오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운전석에 앉을 수 없을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해졌다. 병원을 찾아 검사해 보니 허리 디스크(척추간판수핵탈출증)니까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척추간판(디스크)이 척추신경에 가깝게 붙어 있어 수술이 만만치 않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왔다.

수술이 잘못되면 후유증이 생길 수 있고 수술해도 장기간 입원해야 하고 치료비 부담도 클 것 같아 선뜻 수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술이나 입원이 필요 없는 경막외 내시경 치료법이 도입돼 박씨처럼 까다로운 허리 디스크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황현정 서울 대치동 광혜병원 원장은 "척추디스크의 비수술 요법으로 경막외 내시경 시술이 유용하다"며 "척수 및 척추신경들을 감싸고 있는 얇고 단단한 경막의 바깥 1~2㎜ 공간에 일반내시경의 10분의 1에 불과한 가는 내시경을 삽입해 신경이 유착된 부위를 분리하거나 통증 및 염증 유발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즉 환부에 유착방지제(히알우로니다제)를 뿌려 신경 눌림을 없애고,국소마취제 등을 주사해 통증이나 염증을 완화함으로써 증상을 개선하는 원리다. 이 치료는 마취·절개·입원이 필요없고 1시간가량의 시술 후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황 원장은 "이 시술은 경미한 디스크 환자나 만성 요통,재발한 디스크,척추관협착증,척추관내 염증 등이 생겨 통증이 점차 심해지는 환자들에게 적합하다"며 "약물요법이나 물리치료로 차도가 없거나 수술 후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척추수술 후 재수술을 피하고 싶은 경우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해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허리통증,척추관협착증 및 신경 유착에 의한 요통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장익경 한국경제TV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