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중심 꿈꾸는 텐진 가보니… 빈하이 신구에도 거센 '금융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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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베이징에서 고속열차로 27분 만에 도착한 톈진 시내에서 다시 차를 타고 한 시간을 달리자 빈하이신구가 나타났다. 초입부터 가로등마다 '華誕(중화탄생) 59'라는 깃발과 오성홍기가 나부끼고 있었다. 수도인 베이징에서도 보지 못한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59주년 축하 메시지다. 미래의 경제중심지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세계 500대 기업 중 203개사가 진출해 있는 이곳에도 세계 금융위기의 한파가 강하게 몰아치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투자 감소다. "작년에 176개 외국 기업이 빈하이신구와 톈진시에 투자했는데 올해는 작년의 70% 수준"이라고 빈하이 개발구 관계자는 말했다. 특히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2006년 5월 에어버스의 빈하이신구 공장 설립 확정 이후 이곳에 투자한 회사는 없다. 10년 후 상하이만큼 발전하고 또 10년 후에는 상하이를 추월한다는 '상하이 극복 프로젝트'는 이처럼 외국 기업의 투자 감소라는 복병을 만나고 있었다.
외국인 투자가 감소한 것은 빈하이신구의 투자 매력이 줄어들어서다. 올초 중앙정부는 외자기업에 대한 세금 혜택을 없애버렸다. 또 톈진의 인건비 상승 속도는 중국 내에서도 최고 수준에 속한다. 톈진시는 최저임금을 작년 7월 월 620위안(약 10만5000원)에서 740위안(12만6000원)으로 올린 뒤 올초 다시 820위안(13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1년이 조금 넘는 사이에 32%나 뛰어 상하이(28%)를 추월했다. 위안화 강세도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투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해외 공장 입지로 빈하이와 베트남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베트남으로 발길을 돌린 건 이 때문이다.
빈하이가 지향하는 금융허브 건설에도 차질이 생겼다. 금융중심지인 진룽제를 채워줄 것으로 믿었던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등은 잇달아 몰락했다. 50개가 넘는 은행들이 간판을 걸었지만 외자계는 외환은행과 신한은행 스탠다드차타드 씨티 미즈호 등 5곳뿐이다. 그나마 중국 은행들이 외자은행에 대한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을 끊으면서 진룽제는 외자기업의 한숨소리뿐이다. 인민폐 태환 자유화,해외투자 규제 철폐 약속 등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경제 사정도 중국의 다른 도시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아파트 가격은 연초 대비 평균 20%가량 떨어졌다. 자금 사정이 빡빡해진 기업들이 보유자산을 팔면서 유명 골프장인 송강CC의 회원권값은 작년 36만위안(약 6400만원)에서 23만위안(4100만원)으로 급락했다.
지난해 말 부임한 황싱궈 톈진 시장은 톈진시를 통과하는 하이허(海河) 인근에 '톈진의 푸둥'을 건설키로 하는 등 6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빈하이 북쪽에는 싱가포르와 합작한 생태도시가 건설되고 있고,남쪽에는 시노펙 에틸렌 공장을 유치했다.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를 꿈꾸며 152㎞의 해안을 따라 항구도 만들어지고 있다.
빈하이 개발구 류춘제 주임은 "항구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물류가 활성화되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이 함께 발전하고 베이징의 정치와 톈진의 경제가 만나는 '징진(京津) 경제권'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하이신구가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파고를 뚫고 다시 성장 엔진을 가동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톈진 빈하이신구=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하지만 세계 500대 기업 중 203개사가 진출해 있는 이곳에도 세계 금융위기의 한파가 강하게 몰아치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투자 감소다. "작년에 176개 외국 기업이 빈하이신구와 톈진시에 투자했는데 올해는 작년의 70% 수준"이라고 빈하이 개발구 관계자는 말했다. 특히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2006년 5월 에어버스의 빈하이신구 공장 설립 확정 이후 이곳에 투자한 회사는 없다. 10년 후 상하이만큼 발전하고 또 10년 후에는 상하이를 추월한다는 '상하이 극복 프로젝트'는 이처럼 외국 기업의 투자 감소라는 복병을 만나고 있었다.
외국인 투자가 감소한 것은 빈하이신구의 투자 매력이 줄어들어서다. 올초 중앙정부는 외자기업에 대한 세금 혜택을 없애버렸다. 또 톈진의 인건비 상승 속도는 중국 내에서도 최고 수준에 속한다. 톈진시는 최저임금을 작년 7월 월 620위안(약 10만5000원)에서 740위안(12만6000원)으로 올린 뒤 올초 다시 820위안(13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1년이 조금 넘는 사이에 32%나 뛰어 상하이(28%)를 추월했다. 위안화 강세도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투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해외 공장 입지로 빈하이와 베트남을 놓고 저울질하다가 베트남으로 발길을 돌린 건 이 때문이다.
빈하이가 지향하는 금융허브 건설에도 차질이 생겼다. 금융중심지인 진룽제를 채워줄 것으로 믿었던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등은 잇달아 몰락했다. 50개가 넘는 은행들이 간판을 걸었지만 외자계는 외환은행과 신한은행 스탠다드차타드 씨티 미즈호 등 5곳뿐이다. 그나마 중국 은행들이 외자은행에 대한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을 끊으면서 진룽제는 외자기업의 한숨소리뿐이다. 인민폐 태환 자유화,해외투자 규제 철폐 약속 등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경제 사정도 중국의 다른 도시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아파트 가격은 연초 대비 평균 20%가량 떨어졌다. 자금 사정이 빡빡해진 기업들이 보유자산을 팔면서 유명 골프장인 송강CC의 회원권값은 작년 36만위안(약 6400만원)에서 23만위안(4100만원)으로 급락했다.
지난해 말 부임한 황싱궈 톈진 시장은 톈진시를 통과하는 하이허(海河) 인근에 '톈진의 푸둥'을 건설키로 하는 등 6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빈하이 북쪽에는 싱가포르와 합작한 생태도시가 건설되고 있고,남쪽에는 시노펙 에틸렌 공장을 유치했다.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를 꿈꾸며 152㎞의 해안을 따라 항구도 만들어지고 있다.
빈하이 개발구 류춘제 주임은 "항구 확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물류가 활성화되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이 함께 발전하고 베이징의 정치와 톈진의 경제가 만나는 '징진(京津) 경제권'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빈하이신구가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파고를 뚫고 다시 성장 엔진을 가동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톈진 빈하이신구=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