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제3세계 가전시장 잡아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도ㆍ아랍어 내비게이션…아프리카엔 손전등 휴대폰…
아랍어,힌두어,아프리카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현지 언어를 반영한 지역 특화 제품 숫자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미국과 유럽 등 주력 시장이 침체 양상을 보이자 제3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제3세계 시장은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대부분이어서 영어만 지원하는 제품으로는 시장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한 바 타입 휴대폰 'B100M'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동부 아프리카에서 많이 쓰이는 스와힐리어,나이지리아 지역의 3대 언어인 스와힐리,하우사,요르보어,남아프리카공화국 주변에서 사용하는 아프리칸스,세소토,줄루,소사어 등을 지원한다.
LG전자는 인도와 아프리카 지역 언어가 자막으로 뜨는 TV를 집중 마케팅하고 있다. 인도 시장에 출시되는 TV는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 주로 사용되는 드라비다어,서부지역에서 쓰이는 인도이라니안어,중앙과 동북지역의 시노티베트어 등을 지원한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나이지리아 3대 부족어를 지원하는 TV를 출시했다.
중동에서는 아랍어 내비게이션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말 LG전자가 출시한 아랍어 내비게이션은 올해 8월까지 1만대가 팔렸다. LG전자는 아랍어 내비게이션이 좋은 반응을 얻자 2010년까지 1억달러어치를 판매하는 것으로 매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제3세계를 겨냥한 제품들은 언어뿐 아니라 기능도 현지 맞춤형으로 제작된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B100M'에는 손전등 기능이 탑재돼 있다. 아프리카가 전력 사정이 좋지 않고 정전이 잦다는 점을 감안했다. 배터리 용량도 다른 지역에 판매되는 제품의 2배 이상으로 설정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을 겨냥한 휴대폰도 철저히 현지 맞춤형으로 만들었다. 인도는 오토바이 소음이 시끄러운 나라로 휴대폰 벨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 출시되는 휴대폰들은 벨소리의 기본 볼륨이 높게 설정돼 있다.
이동통신사의 전파를 잡아주는 칩인 심카드 두 개를 장착한 이 회사의 휴대폰 'D880'도 네트워크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와 중동 시장을 노리고 만든 제품이다. 이 지역에서는 이동통신사에 따라 통화가 가능한 지역이 천차만별이다. 심카드를 두 개 장착하면 두 곳의 이동통신사에 한꺼번에 가입할 수 있어 통화 수신율이 높아진다. 이 제품은 400달러가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100만여대가 팔렸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