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부동산포럼] (4) 강남구일대…"대출 막혔는데 강남 집값 뛸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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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공인중개사가 말하는 우리 동네는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TV,한경닷컴,한경매거진 등 한국경제미디어그룹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갤러리(상설 주택문화관)에서 '제4회 전국순회 한경 부동산포럼'을 열고 서울 강남구 일대의 부동산 동향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경제신문 선정 '베스트 공인중개사' 16명과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지점장,김용진 부동산뱅크 본부장,한국경제미디어그룹의 부동산 담당 기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포럼 내용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넷 매체인 한경닷컴,주간 한경비즈니스,월간 머니 등에 실리며 한국경제TV를 통해 방송됩니다. 포럼은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선도하는 핵심 권역을 찾아 집중 진단하는 방식으로 연중 개최됩니다.
한경 선정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이날 포럼에서 서울 강남구 일대 집값이 현재 하락세에 있지만 아직도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특히 매수세가 회복되려면 앞으로도 좀더 조정기를 거쳐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규제완화는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대출 규제를 그대로 두는 한 집값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밖에 거래 활성화와 양질의 주택공급을 위해 추가로 개발이익환수제,소형 및 임대주택 의무비율 등 재건축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기택 우리공인(삼성동) 대표는 "삼성동 아이파크 241㎡(74평)형의 현재 호가가 57억원 선으로 3.3㎡당 8000만원 정도"라며 "아파트라 임대수익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가격은 대로변 특급 상가를 뺨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인근 연립,다세대주택 등과 비교해도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너무 고평가돼 있다"며 "상식적인 집값보다 30% 이상 거품이 끼어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민주 성은공인(역삼동) 대표는 "도곡동 진달래 아파트 재건축추진 79㎡(24평)형의 매매값이 6억2000만원 선인데 인근 같은 크기의 새 아파트값은 7억원 선"이라며 "재건축예정 아파트가 수억원이 묶이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자) 등을 감안할 때 거품이 더 심하다"고 설명했다. 천 대표는 "때문에 매매건수도 확 줄어든 데다 강남 사람들이 용산이나 뚝섬 재개발 지역으로 옮겨가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 거품이 많은 아파트 대신 강남일대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으로 투자 대상이 옮겨간 정황도 드러났다.
심안숙 LBA우리들공인(논현동) 대표는 "작년 3.3㎡당 1800만~2000만원 선이던 논현동 일대 빌라촌(다세대,다가구 주택)이 1년 새 급등해 3.3㎡당 3000만~4000만원 선을 호가하고 있다"며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오르다보니 현재는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거의 끊겼다"고 말했다.
양도세 및 종부세 완화 등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책은 거래 활성화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성식 선릉역GL공인(역삼동) 대표는 "정부가 확정되기도 전에 불확실한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켰다"며 "매수자와 매도자들이 도무지 나서질 않으니 지난 한 달간 매매는 고사하고 전세 계약도 고작 1~2건밖에 못했다"고 털어놨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도 "아무리 부자라고 하더라도 부동산을 살 때 자기 돈만으로 사지 않는다"면서 "유동성이 묶여있는 데다 금리가 오르다 보니 규제완화의 약발이 안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 지점장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를 어느 선까지 완화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아야 이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기 콜드웰뱅커코리아(논현동) 대표는 이와 관련, "시장 활성화와 함께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길밖에 없다"며 '정부가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하고 뚝심있게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들은 전반적인 가격이 내년에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임응재 두꺼비공인(삼성동) 대표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약 7~8년간 집값이 약세를 보인 적이 있다"며 "어쩌면 지금이 그때처럼 대세 하락의 초입기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선릉역GL공인의 표 대표도 "현재 강남 소재 경매 물건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경매 낙찰가와 급매물 가격은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경매 시장이 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내년 봄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진 부동산뱅크 리서치본부장은 "현재 우리나라 가구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안팎으로 선진국(40%)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우리나라가 이같은 추세를 따라간다고 가정할 경우 앞으로 부동산에 대한 비중 축소와 시장 안정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에 대해서는 아파트보다 단독이나 다세대 다가구 등이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또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경우 조망이 좋은 한강변 일대가 꼽혔다.
우리공인의 최 대표는 "투자금이 5억원 미만이라면 다세대 주택을 노려보고 10억원 선이면 단독 주택이나 소규모 상가 등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반포,압구정,청담,잠실 등 한강변을 따라 고급 주거단지가 형성될 예정"이라며 "이 일대 아파트는 사더라도 최소한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TV,한경닷컴,한경매거진 등 한국경제미디어그룹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갤러리(상설 주택문화관)에서 '제4회 전국순회 한경 부동산포럼'을 열고 서울 강남구 일대의 부동산 동향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경제신문 선정 '베스트 공인중개사' 16명과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지점장,김용진 부동산뱅크 본부장,한국경제미디어그룹의 부동산 담당 기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포럼 내용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넷 매체인 한경닷컴,주간 한경비즈니스,월간 머니 등에 실리며 한국경제TV를 통해 방송됩니다. 포럼은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선도하는 핵심 권역을 찾아 집중 진단하는 방식으로 연중 개최됩니다.
한경 선정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이날 포럼에서 서울 강남구 일대 집값이 현재 하락세에 있지만 아직도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특히 매수세가 회복되려면 앞으로도 좀더 조정기를 거쳐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규제완화는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대출 규제를 그대로 두는 한 집값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밖에 거래 활성화와 양질의 주택공급을 위해 추가로 개발이익환수제,소형 및 임대주택 의무비율 등 재건축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기택 우리공인(삼성동) 대표는 "삼성동 아이파크 241㎡(74평)형의 현재 호가가 57억원 선으로 3.3㎡당 8000만원 정도"라며 "아파트라 임대수익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가격은 대로변 특급 상가를 뺨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인근 연립,다세대주택 등과 비교해도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너무 고평가돼 있다"며 "상식적인 집값보다 30% 이상 거품이 끼어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민주 성은공인(역삼동) 대표는 "도곡동 진달래 아파트 재건축추진 79㎡(24평)형의 매매값이 6억2000만원 선인데 인근 같은 크기의 새 아파트값은 7억원 선"이라며 "재건축예정 아파트가 수억원이 묶이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자) 등을 감안할 때 거품이 더 심하다"고 설명했다. 천 대표는 "때문에 매매건수도 확 줄어든 데다 강남 사람들이 용산이나 뚝섬 재개발 지역으로 옮겨가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 거품이 많은 아파트 대신 강남일대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으로 투자 대상이 옮겨간 정황도 드러났다.
심안숙 LBA우리들공인(논현동) 대표는 "작년 3.3㎡당 1800만~2000만원 선이던 논현동 일대 빌라촌(다세대,다가구 주택)이 1년 새 급등해 3.3㎡당 3000만~4000만원 선을 호가하고 있다"며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오르다보니 현재는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거의 끊겼다"고 말했다.
양도세 및 종부세 완화 등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책은 거래 활성화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성식 선릉역GL공인(역삼동) 대표는 "정부가 확정되기도 전에 불확실한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켰다"며 "매수자와 매도자들이 도무지 나서질 않으니 지난 한 달간 매매는 고사하고 전세 계약도 고작 1~2건밖에 못했다"고 털어놨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도 "아무리 부자라고 하더라도 부동산을 살 때 자기 돈만으로 사지 않는다"면서 "유동성이 묶여있는 데다 금리가 오르다 보니 규제완화의 약발이 안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 지점장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를 어느 선까지 완화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아야 이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기 콜드웰뱅커코리아(논현동) 대표는 이와 관련, "시장 활성화와 함께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길밖에 없다"며 '정부가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하고 뚝심있게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 베스트공인중개사들은 전반적인 가격이 내년에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임응재 두꺼비공인(삼성동) 대표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약 7~8년간 집값이 약세를 보인 적이 있다"며 "어쩌면 지금이 그때처럼 대세 하락의 초입기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선릉역GL공인의 표 대표도 "현재 강남 소재 경매 물건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경매 낙찰가와 급매물 가격은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경매 시장이 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내년 봄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된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진 부동산뱅크 리서치본부장은 "현재 우리나라 가구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안팎으로 선진국(40%)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우리나라가 이같은 추세를 따라간다고 가정할 경우 앞으로 부동산에 대한 비중 축소와 시장 안정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에 대해서는 아파트보다 단독이나 다세대 다가구 등이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또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경우 조망이 좋은 한강변 일대가 꼽혔다.
우리공인의 최 대표는 "투자금이 5억원 미만이라면 다세대 주택을 노려보고 10억원 선이면 단독 주택이나 소규모 상가 등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반포,압구정,청담,잠실 등 한강변을 따라 고급 주거단지가 형성될 예정"이라며 "이 일대 아파트는 사더라도 최소한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