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中. 문화포럼' 참가한 중국 대표작가 모옌

영화 '붉은 수수밭' 원작 <홍까오량 가족>의 작가이자 노벨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중국 작가로 꼽히는 모옌을 비롯해 한.일.중 작가들이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열리는 제1회 한.일.중 동아시아문학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일본 작가단의 시마다 마사히코 위원장과 이노우에 히사시 특별 고문,쓰시마 유코 부위원장,중국 작가단의 티에닝 위원장,레이쉬옌 부위원장,한국 작가단의 최원식ㆍ오정희 부위원장 등은 포럼 개막을 하루 앞둔 29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3국의 문학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이날 자리를 같이 한 중국 작가 모옌은 개막일인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동아시아와 세계문학'이라는 주제로 한국 소설에 대한 감상을 밝힐 예정이다.

중국의 대작가가 본 한국 문학은 어떤 모습일까. 모옌은 '남조선소설집을 읽고'라는 발제문에서 중국에 소개된 한국 소설집을 통해 1990년에 한국 소설을 접한 경험을 소개한다. 1983년 중국에서 출판된 <남조선소설집>에는 한국 작가 16명의 작품 17편이 수록돼 있다.

모옌은 "한국 문학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표지가 운치있고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이 책을 구입했다"며 "그러나 생각지도 않게 곧바로 빠져들기 시작했고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렸다"고 말했다. 또 "한국 문학이 매우 풍부하고,삶의 기운이 넘치며,인생과 현실에 주목하고 깊이 있는 비평적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비교적 젊은 한국 작가의 1960~70년대 창작은 상당히 전위적이고 선봉적이어서 그들이 서구 문학을 학습하고 참고한 것을 알 수 있었고,이를 통해 1980년대 중국 작가들의 노력이 사실은 한국 작가들이 이미 걸었던 길에 대한 중복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 때 읽은 작품들을 하나하나 거론했다. 김동인의 소설 <배따라기>에 대해서는 "1920년대에 발표된 이 소설은 순정적이고 단아한 고전미로 지금까지 나같은 독자를 감동하게 한다"고 평했다.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삶의 숨결이 느껴지는 소설로,엄마가 달빛 아래서 풍금을 연주하는 장면 묘사는 미감이 넘친다"고 평가했고,염상섭의 <두 파산>은 "소설적 격식에 딱 맞게 쓰였으며 사람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이 소설이야말로 진정한 현실주의의 풍도(風度)"라고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