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한때 1200원 돌파…채권시장도 하루종일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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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 합의'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6일 연속(거래일 기준) 상승하며 장중 한때 120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지수가 20포인트가량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은 패닉(심리적 공황) 상태였다. 장 초반부터 수출보험공사의 5억달러 규모 매수 주문 등 예상 밖의 달러 매수세가 몰리면서 환율이 뛰기 시작했고 오후 들어서는 12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하루에만 40원가량 뛴 것이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 "환율 변동이 지나치다"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장 막판 최대 20억달러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섰지만 환율은 전날보다 28원30전이나 뛴 1188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2004년 5월 이후 최고치다.
환율이 거침없이 치솟자 은행 투신 역외세력뿐 아니라 일부 기업들까지 '달러 사재기'에 나설 정도로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 박상철 우리은행 과장은 "장 초반부터 공기업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환율 상승을 초래했다"며 "오후에는 투신권의 선물환 정리와 관련한 수요가 환율 상승폭을 확대시켰다"고 말했다.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도 "실수요 물량이 많았다"며 "외환당국의 개입에도 환율이 계속 오르자 쇼트 포지션(달러 매도)을 취했다가 쇼트 커버(손절성 달러 매수)에 나서는 곳도 많았다"고 전했다.
환율 상승으로 주가는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구제금융안 합의 효과'로 장 초반 1500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환율이 급등하자 외화 자금난,실물경제 타격 우려 등이 작용하며 결국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채권시장도 하루종일 요동쳤다. 국고채 금리는 최근 단기 급등에 대한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회사채 금리는 여전히 급등세가 이어졌다. 특히 이날 오전 한국도로공사가 발행하려던 6년물 150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가 전액 유찰되면서 회사채 금리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주말보다 0.03%포인트 내린 연 5.98%로 마감한 반면 3년 만기 회사채(AA-)는 연 7.92%로 0.07%포인트 올랐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크레디트물(비정부 채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며 "기업들의 자금조달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29일 서울 외환시장은 패닉(심리적 공황) 상태였다. 장 초반부터 수출보험공사의 5억달러 규모 매수 주문 등 예상 밖의 달러 매수세가 몰리면서 환율이 뛰기 시작했고 오후 들어서는 12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하루에만 40원가량 뛴 것이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 "환율 변동이 지나치다"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결국 정부는 장 막판 최대 20억달러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섰지만 환율은 전날보다 28원30전이나 뛴 1188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2004년 5월 이후 최고치다.
환율이 거침없이 치솟자 은행 투신 역외세력뿐 아니라 일부 기업들까지 '달러 사재기'에 나설 정도로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 박상철 우리은행 과장은 "장 초반부터 공기업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환율 상승을 초래했다"며 "오후에는 투신권의 선물환 정리와 관련한 수요가 환율 상승폭을 확대시켰다"고 말했다.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도 "실수요 물량이 많았다"며 "외환당국의 개입에도 환율이 계속 오르자 쇼트 포지션(달러 매도)을 취했다가 쇼트 커버(손절성 달러 매수)에 나서는 곳도 많았다"고 전했다.
환율 상승으로 주가는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구제금융안 합의 효과'로 장 초반 1500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환율이 급등하자 외화 자금난,실물경제 타격 우려 등이 작용하며 결국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채권시장도 하루종일 요동쳤다. 국고채 금리는 최근 단기 급등에 대한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회사채 금리는 여전히 급등세가 이어졌다. 특히 이날 오전 한국도로공사가 발행하려던 6년물 150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가 전액 유찰되면서 회사채 금리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주말보다 0.03%포인트 내린 연 5.98%로 마감한 반면 3년 만기 회사채(AA-)는 연 7.92%로 0.07%포인트 올랐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크레디트물(비정부 채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며 "기업들의 자금조달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