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 금융구제안 부결 쇼크에 급락 출발했지만 낙폭을 줄이면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관과 개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저가매수에 나서면서 공포심리에 따른 투매 양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금융구제안이 비록 부결됐지만 결국은 시간이 문제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투자자들이 관망 속에서도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코스피지수는 30일 오전 10시12분 현재 전날보다 3.51% 하락한 1405.16P를 기록중이다. 장중 1370P까지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기관의 저가 매수 속에 1400P선을 회복하며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코스닥지수도 장 초반 6.5% 이상 급락하며 420P선을 하회했지만 개인이 꾸준히 매수에 나서면서 430P 회복을 바라보고 있다.

수급 상황을 보면 과거 시장이 패닉에 빠질때마다 투매하던 양상과는 달리 양 시장에서 기관과 개인이 각각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낙폭 확대를 방어하는 모습이다.

코스피시장에서는 기관이 101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낙폭을 줄이고 있으며 전날 팔자로 돌아섰던 연기금도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개인은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267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있으며 외국인은 1469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89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 방어에 한몫하고 있다. 기관은 14억원 순매수하고 있으며 외국인은 89억원 매도 우위다.

이에 대해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구제금융법안 자체가 폐기됐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은 시간 문제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최소한 이틀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미국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매수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관망세가 짙은 모습이지만 최악으로 가는 수순이 아니라 결국은 이번주 안에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저점매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향후 의회 일정에 따라 시장 등락이 거듭될 수 있으며 단기 낙폭이 복원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정현 부국증권 책임연구원은 "1400선에서 지지력이 발휘되고 있으며 연기금도 1400P선 이하에서 저가매수가 유입되는 모습"이라며 "당연히 통과될 것으로 믿었던 미국 금융구제안이 부결되면서 쇼크로 작용했지만 결국은 통과될 것이라는 믿음이 크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1400선 아래로 가면 저가 매수 심리가 작용하긴 하겠지만 아직까지 전반적인 상황 자체가 단기 바닥을 다지는 것인지 횡보 이후 추가적인 가격 조정이 있을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보수적 접근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위험한 경계상황으로 금리와 환율 상황이 더 악화되면 펀더멘털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에 추가 하락의 위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